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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사지로 내모는 사회
등록자 admin 조회수 1772

장애인을 사지로 내모는 사회

장애인계가 연대하여 장애인의 권익을 지켜내야 한다

최근 경북 칠곡군에 위치한 장갑제조 회사인 (주)시온글러브에서 화재가 발생해 장애인 4명이 불에 타 숨진 사건이 있었다. 함께 일하던 비장애인들은 불이 나자마자 대피해 인명손실이 없었으나 장애인들은 목숨을 잃었던 것.

지난 1월 8일 발생한 경북 칠곡 시온글러브 화재현장, 이곳에서 장애인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
 
시온 글러브는 장애인 80여명을 고용하는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건물이 화재시 취약한 일명 샌드위치판넬로 지어져 있었고 작업장 위에 기숙사를 만드는 화재와 같은 사고시 치명적인 유독가스를 내뿜으며 삽시간에 큰 인명사고를 낼 수밖에 없는 취약점을 안고 있었다. 뿐만아니라 화재 등 사고 발생시 장애인들을 대피시키는 훈련이 있었는지 의심이 든다.

하지만 시온 글러브는 정부로부터 장애인 고용장려금을 받아 장애인을 고용한 업체로서, 업체에서 실제로 지급한 임금은 겨우 10여만원에 불과했으며 이러한 상상도 할 수 없는 최저임금을 통해 매년 성장가도를 달리던 회사이다. 즉, 이번 사건은 장애인 노동자가 죽든 말든 일을 시켜 더 큰 이윤을 벌겠다는 자본의 속성이 빚어낸 필연적인 인재인 셈이다.

임금체불, 인신매매, 사기가 "신의 축복?"

피부적으로 느끼기에 공황에 가까운 요즘, 취업을 하지 못해 자살을 하는 사람들의 수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통계에 따르더라도 매년 7만 명 이상의 사람이 생계형 비관으로 목숨을 끊는다는데. ‘장애로 태어난 몸은 신의 축복’이라는 어느 목사의 말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장애인 실업율 90%라는 현실조차 신의 축복일까.

그렇다면, 취업조차 못한 장애인들은 어떻게 살까. 충북 옥천에 사는 이기현(38세, 척수장애 1급) 씨는 나름대로 먹고 사는 노하우가 있다. 매일 강아지랑 노는 것인데. 외국의 상업용 사이트를 홍보하는 이 일은 배너 광고에 뜬 강아지가 계속 뛰어다니도록 모니터를 지켜보며 마우스로 강아지를 건드리는 그것. 사이트 홍보를 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는 그의 말에 따르면, 하루 종일 이 일(?)을 하면 많이 벌 때는 한달에 200달러도 벌 수 있다면서 이나마 얻은 일거리에 대해 한숨을 내쉰다.

장애인의 취업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기현 씨의 형편은 그나마 다행. 다니던 공장 사장이 체불을 한 상태에서 달아나 고스란히 임금을 떼인 장애인 노동자 혹은 인신매매 당하거나 사기를 당해 생계 파산 위기에 몰린 장애인들은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그리고 사기형 구인 광고가 많은 실정에서 장애인들을 구인하는 어떤 업체는 “우리들은 사기를 치는 다른 업체와는 다른 정직한 곳이다”고 강조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장애인을 이용해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일까? 아래 기사는 지난해 9월 13일 청도신문에 난 기사를 발췌한 것이다.

기사 자료, [9월 13일 청도신문]
남부서, 인신매매 일당 6명 검거
정신지체장애자 56명 납치, 5억여원 갈취
 
정신지체장애인(정신박약)을 납치, 범죄단체에 매매하고 명의를 도용해 범죄에 악용하는 등 5억여원을 갈취한 인신매매단이 검거됐다.
 
13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및 수도권일대 지하철 역사 등을 떠돌며 정신지체장애자에게 다가가 봉제공장 등에 일자리를 알선해 준다는 명목으로 접근해 강제로 납치, 감금, 매매 등을 일삼아 온 일당 9명 중 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피의자 이모씨 등 인신매매범 일당은 총 53회에 걸쳐 정신지체장애인 56명을 강제로 납치, 또다른 피의자 김모씨 등 범죄단체에 1명당 80~120만원에 매매, 총 3천3백여만원의 부당이득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장애인을 매수한 김모씨 등은 “매수 장애인을 농가 주택에 감금한 후, 주민등록등본, 인감증명서 등을 발급 받아 이들 명의로 ▲사업자 등록증 개설 ▲핸드폰 386대 구입 ▲차량구입 보증 등을 통해 3억9천여만원의 금품을 갈취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은행대출을 시도하다 경찰에 검거되면서 미수에 그치기도.
 

"이 병신아, 돈 받고 싶으면 얌전히 있어야지"

소액의 투자나 보증을 서달라면서 큰 수익을 보장한다는 달콤한 말로 장애인을 현혹하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신체적 조건상 취업은커녕 아르바이트조차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소액의 투자는 대단히 매력적이다. 적게는 몇 백만 원, 많게는 몇 천만원대에 이르는 소액 투자이지만 이자 8%를 제시하는 업체 사장들의 주장은 자기 힘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자 하는 장애인, 특히 중증 장애인들에게 설득력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조차 못 받는 사례가 부지기수. 일례로 서울 천호동의 S 자판기에 2천5백만 원을 투자한 중증 장애인 박씨는 지금껏 이자는커녕 원금조차 제대로 돌려받지 못했다. 몇 년째 질질 끌며 돈을 주지 않는 S 자판기 사장은 돈을 돌려달라는 박씨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병신아, 돈 받고 싶으면 얌전히 있어야지”

그리고 사무실로 찾아간 박씨에게 “장애인이 권력이냐. 사무실에 와서 행패를 부리네. 이 XX년아”라면서 폭력까지 휘둘렀다. 박씨는 S 자판기가 중증 장애인 6명으로부터 99년부터 돈을 투자받았으나, 아직까지 원금조차 돌려주지 않아 이들 장애인들이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개인 워크아웃까지 신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장애인계가 나서야 할 때

앞서 박씨가 당한 자판기 설치 사업이나 장애인의 명의를 도용한 사기 행각 등 경제 범죄가 기승을 부린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3년 11월에도 광주시 북구 오치동 일대 불우노인, 장애인 등 7명에게 ‘성금을 입금해 주겠다’고 속여 현금 1천240만원을 인출해 달아나는 등 사회적 약자인 노인과 장애인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정신지체 장애인 명의로 카드를 발급받거나 무단보증을 세우는 등 장애인을 노린 경제범죄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이 같은 범죄는 죄질이 나쁜 만큼 적극적인 단속에 나서겠다”고 말했지만 정작 피해자인 장애인은 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한 채 피해자 수조차 파악되지 못한 상태다.

취업도 안 되고, 소액 투자하면 사기 당하고, 원금이라도 돌려달라고 하면 ‘병신’소리도 들어야 하는 요즘. 자살을 생각한다면 장애인이 70%에 달하고, 또 실제 자살을 하는 장애인도 비록 적은 돈이라도 그 돈으로 독립된 생활을 하며 생계유지를 꿈꾸는 지체 장애인이 80%를 차지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또 이러한 자살은 타살이다. 사회적 약자를 기만하고, 장애인 노동자를 실업이라는 죽음의 늪으로 내몬 자본주의가 죽인 것이며, 장애인 당사자주의에 의해 권익 확대를 도외시하는 노무현 정부의 작품이기도 하다.

이제 와서 불을 끄기에는 너무 늦었지만 장애인들이 노출된 범죄의 사각지대에서 장애인의 권익을 지키면서 피해자 실태를 밝혀내는 기초적인 조사작업이 매우 시급하다.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장애인 단체들이 연대하여 온갖 경제적 범죄에 시달리고 있는 장애인들의 입장을 대변하여 ‘장애인 관련 경제범죄 특별법’이라도 요구해야 되지 않을까.

 


위드뉴스에서 발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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