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임신에 대한 두려움 해소 임신을 하게 되면 누구나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 출산과정에서 특별한 어려움에 처하게 되지는 않을지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을 갖게 됩니다. 이는 여성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여성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여성장애인이 갖는 두려움과 걱정은 장애와 직접 관련이 있기보다 장애와 임신을 연관 지어 생각하는 사회통념, 편견 때문입니다. 주변의 과잉반응과 오해로 인해 여성장애인들은 임신에 대해 과다한 부담감을 갖게 됩니다.
장애가 있는 엄마라고 해서 건강하지 못한 아이 혹은 장애아를 낳을 확률은 유전성 질환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엄마의 장애와 아이의 건강 혹은 장애를 연관 지어 생각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건강한 아이를 낳아 잘 키우고 싶은 건 모든 부모들의 소망일 것입니다. 여성장애인 역시 예외가 아닐 것이므로 임신기간 중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근심, 걱정에 시달리기보다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가져야 하겠습니다.
임신 및 출산 계획
여성장애인이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우리사회가 여성장애인이 모성을 실현할 수 있을 만큼 지원체계를 충분히 마련해두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계획된 임신은 태아와 산모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습니다.
계획된 임신을 위해서는 피임이 필요할 수 있는데, 피임을 여성의 몫으로만 여기지 말고 남편과 반드시 협의하는 게 좋습니다. 피임약 복용이나 루프 등 여성에게 해당되는 피임방법은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남편이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을 경우 부부상담 혹은 가족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임신 계획을 세울 때 출산 후 육아에 필요한 물적, 인적인 자원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한 것까지 세세하게 고려한다면 태아와 산모 모두 임신기간 동안 조금이라도 더 안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처 계획하지 못한 상태에서 임신이 되었다고 해서 염려하실 것은 없습니다. 사람의 일은 계획대로만 이루어지지는 않으며, 인생 어느 한 시점에서 뜻밖의 삶의 과정을 만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계획된 임신이든 뜻밖의 임신이든 내게 다가온 생명을 소중하고 귀하게 여긴다면 길은 열릴 것입니다.
2. 임신 전, 주의해야 할 내용
풍진예방접종
- 풍진은 어린 아기에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환이지만 임신부가 감염되면 태아에게 위험합니다.
- 임신 4개월 이전의 임산부에게 전염되었을 때가 가장 위험합니다. 이때에 80% 이상이 아기에게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으며, 임신 4개월이 지난 임산부가 풍진에 걸리면 10% 정도는 아기에게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 그러므로, 임신 전에 반드시 풍진 검사와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임신하기 3개월 이전에 받는 것이 좋아요).
마약, 담배, 술은 피하세요!
- 자궁 내 태아가 자라나는 데에 방해를 하고, 아기에게 해로워요.
- 코카인과 같은 마약은 유산이 되게 하거나 갑작스러운 태아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임신 중 스트레스는 태아의 건강을 해칩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태교 잘하시길 바랍니다!
임신 중 엽산을 많이 섭취하면 좋데요!
- 유산을 방지하고 선천적인 장애아를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 엽산이 많이 들어간 음식(키위, 시금치, 딸기,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양배추, 소고기·돼지고기의 간, 완숙달걀 등)
- 음식으로 엽산의 양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엽산제를 복용할 수도 있습니다.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기
임신의 생리적 변화에 의해 몸의 중심이 배꼽 위로 상승하게 되어 잘 넘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서 걸으세요!
임신 중에 약물, 스트레스, 담배, 술 등 해로운 것을 피하고
건강한 음식, 식이요법, 엽산 섭취 등을 잘 하면 건강한 아이를 낳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임신, 이렇게 하면 좋더라: 선배여성장애인 엄마들의 조언
양수검사: 산전검사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만, 저는 장애아인지를 검사하는 양수검사는 받지 않았습니다. 양수검사의 정확도가 높다고 해도 잘못될 수가 있잖아요? 설사 장애아라는 결과가 나온다고 해서 낙태할 수는 없잖아요?
산전검사: 첫째를 임신했을 때는 검사할 수 있는 검사는 다 받아봤습니다. 걱정이 돼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요. 그런 검사들이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지도 모르고… 둘째를 가졌을 때에는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걱정이 안 되더라고요. 정말 필요한 간단한 검사만 받았어요. 지금 우리 둘째 잘 크고 있어요.
산전교육프로그램 : 임신 중 주의사항이라든지, 모유를 수유하는 방법 등 아무것도 몰라서 답답했는데,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임신육아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해보니 큰 도움이 됐습니다. 나중에 보니, 여성장애인단체, 복지관, 국립재활원 등에서도 여성장애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이 있더라고요.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단체나 기관을 통해서 정보를 얻으세요. 여성장애인 엄마들끼리 모임을 가져도 좋고요. 아주 유익하고 힘이 됩니다.
편견에 도전하기 : 여성장애인에 대해서 잘 모르는 주변사람들의 걱정이나 충고가 상처가 되거나 불필요한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친정 혹은 시댁 식구라도 여성장애인의 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들도 기꺼이 여성장애인의 임신을 축복할 수 있도록 친지들의 반응을 미리 예상해보고 그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터울조절 : 여성장애인이 자신의 의사와 욕구에 맞춰 임신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친정엄마, 혹은 시댁의 반대로 출산 자체를 포기하거나 둘째, 셋째 아이를 포기한 여성장애인이 상당히 있습니다. 아직까지 자녀의 양육이 온전히 엄마의 몫이기 때문에 때론 여성장애인의 임신이 가족의 부담이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임신시기 조절이나 터울조절 등에서 여성장애인이 결정권을 갖기는 쉽지 않습니다. 엄마로서의 결정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사회서비스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미리미리 알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여성장애인 결정권 : 정작 여성장애인 당사자는 아이를 전혀 원하지 않기에 이에 대해 남편과 합의를 했는데도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임신에 대한 압박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들은 장애 때문에 아이도 낳지 못하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거나 아이가 없는 여성장애인 부부를 미성숙한 사람처럼 취급하곤 하는데, 이때에도 가족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판단과 결정에 대해 분명히 밝히고 존중해줄 것을 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체장애여성의 임신
주위의 시선: 처음에는 “몸도 불편한데 왜 임신까지 하냐”는 말과 시선이 상처가 됐어요. 힘들 땐 주변의 그런 반응이 더욱 크게 느껴지지요. 이로 인해 여성장애인들은 육아의 어려움을 몇 배 더 느끼게 됩니다. 여성장애인이라고 해서 임신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어요. 잘못된 것은 세상 사람들의 시선입니다.
자동검진대
- 여성장애인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검진대로 휠체어에 앉은 채로 수월하게 진료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조절됩니다.
- 현재 국립재활원에 이런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앞으로 전국적으로 더 많이 보급되어야 하겠습니다.
전동리프트
- 거동이 불편한 분들의 이동에 용이한 기구로서 임신한 지체장애여성도 활용해 볼만합니다.
편리한 도구 이용
- 만삭이 되면 배를 구부릴 수가 없어서 물건을 집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저는 신발정리용 집개를 활용했어요. 바닥에 있는 물건을 집어 올릴 때 유용했어요. 주변의 도구들을 나에게 맞게 변형해서 써보세요.
뇌성마비장애여성의 임신
장애아 출산에 대한 두려움: 뇌성마비장애여성은 겉으로 보기에 장애가 심해 보이니까 아이를 낳을 수 없을 거라는 편견이 가장 심한 것 같습니다. 아이를 낳더라도 당연히 장애아를 낳을 거라는 편견도 많고요. 저도 그래서 많이 망설였는데, 주변의 뇌성마비장애여성이 건강한 아이를 낳고 잘 사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이제 제 아이도 벌써 초등학생이네요.
의료장비: 경직이나 개인에 따라 언어장애가 동반되는 뇌성마비는 장애특성상 일반 동네산부인과에서 진료받기가 어렵습니다. 편의시설이 더욱 열악하고 담당 의사들도 뇌성마비 산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마음고생을 하다가 대학병원으로 옮겼는데요. 그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대학병원에 갈 걸 하고 후회를 했답니다. 장애에 대한 이해가 있는 전문병원이 많이 생겨나서 여성장애인이 마음 편하게 이용하는 세상이 오면 좋겠습니다.
척수장애여성의 임신
척수장애여성의 경우 약 50%에서 척수손상 후에 월경의 장애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보통 사고 후 6개월 이내에 회복되어 임신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시각장애여성의 임신
입체초음파: 임신 중에 시각장애인들은 초음파검사를 해도 아이를 볼 수 없잖아요. 그런데 입체초음파로 하면 아이의 심장소리도 들을 수 있어서 얼마나 신비롭던지! 하지만 너무 자주 하면 태아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니까 반드시 받아야 할 중요검사 시에 들어보세요!
청각장애여성의 임신
여성수화통역사: 병원에 가시면 당당하게 수화통역사를 요청하세요. 그 중에서도 여성수화통역사를 요청하세요. 남성수화통역사와 동행해 병원에 간 적이 있었는데 의사표현이 수월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어요.
자조모임: 청각장애 임산부를 위한 자료가 부족하다 보니 정보가 너무 없어서 힘들었어요. 청각장애인 선배엄마들과 자주 이야기 하는 게 도움이 됐습니다.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주변에 아이를 낳아본 경험이 있는 청각장애여성들과 자주 만나서 의견을 들어보세요. 두려움이 사라집니다.
소규모병원: 소규모의 산부인과가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대형병원은 너무 바쁘다 보니 의료진이 불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듣기가 어려웠어요. 수화통역사와 함께 이야기를 상세하게 듣기에는 작은 병원이 유리했어요. 대형병원에 가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말이에요.
지적장애여성의 임신
지적장애 유전에 대한 두려움: 지적장애인이 임신을 하면 자녀도 지적장애아가 태어날 거라는 두려움이 많습니다. 하지만 지적장애가 100% 유전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적장애여성은 임신한 사실을 스스로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산달이 거의 다 되어서야 주변에서 먼저 알아차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신체적인 변화로 인하여 불편함을 호소하며,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어 짜증을 많이 낼 수도 있습니다. 지적장애여성이 임신사실을 받아들이고 출산과 육아준비를 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특별히 신경을 써서 도와줘야 합니다.
정신장애여성의 임신
임신의 시기를 잘 조절해야 합니다!
약을 복용하고 있기 때문에 임신을 하기 전에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복용하고 있는 약물의 종류가 태아에게 영향이 없는지 확인하고 약물을 중단하거나 태아에게 안전한 약물로 바꿔야 합니다. 어떤 약물의 경우에는 약물을 중단한 후에도 몇 개월 후에야 임신이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간질장애여성의 임신
간질로 인해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 임신은 계획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2-3년간 발작이 없었다면 임신 전에 단계적으로 약물을 줄이는 것이 좋답니다. 그리고 엽산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음식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으니 의사의 처방을 받아 엽산제를 복용하면 좋습니다. 칼슘이나 비타민 등의 영양제도 매우 중요합니다.
4. 임신 중, 이런 것들이 필요해요!
장애유형별 산모를 위한 산모교실
장애유형별로 필요한 전문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 주는 교육
장애특성에 따른 전문 병·의원확대
임신 전이나 임신 중에 산전검사 및 진료가 편리하도록 기존 병·의원에 편의시설을 갖추도록 하고 의료진에 대한 교육 및 홍보
임신 중 가사 및 외출을 도울 수 있는 도우미제도
활동보조인제도 활용의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