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우야 여우야 >>
글. 최은영
그림. 김병무
나에게는 동생이 한 명 있다.
엄마는 동생의 양치질도 해주고 옷도 입혀준다. 동생이 밥을 먹을때는 반찬도 챙겨준다.
동생이 몸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에게도 그렇게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는데…….
동생은 여지껏 한번도 나를 ‘형’이라고 불러준 적이 없다.
나는 동생의 말을 못알아 듣겠다. 그런데 엄마는 진우가 어떤 말을 해도 다 알아듣는다.
‘여우야여우야 아야니아야니’ 도무지 알 수 없는 말도 엄마는 다 알아듣는 것 같다.
“그래, 진우가 이거 먹고 싶어?”
“아~! 진우는 이거 하기 싫구나?”
어쩜 그렇게 잘도 알아듣는지…….
1학년인 진우는 글씨도 모르고, 말도 못한다. 길도 잘 몰라서 엄마가 맨날 학교까지 데려다주고 데리러온다.
나는 학교 끝나면 혼자 버스 타고 학원에 간다. 엄마와 함께 가는 진우가 가끔 부러울 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진우가 창피하다. 그래서 진우네 교실 근처에는 가지도 않는다.
진우가 입학하고 두달 정도 지났을 무렵이었다. 4교시 수업시간에 밖이 웅성웅성 시끄러웠다.
수업중이던 선생님이 문을 열고 나가셨다. 밖은 여전히 시끄러웠고 잠시 후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선생님께서 물어보셨다.
“김연우! 얘가 네 동생이냐?”
난 너무 창피했다.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선생님께서 재차 물으셨고 난 어쩔 수 없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네…….”하고 대답했다.
내 속도 모른 채 진우는 아직 고개를 못든 나를 발견하고는 내게 다가왔다.
내 교통카드 목걸이었다.
방과 후 학원갈 때 필요했던 건데 내가 그만 방에 두고 왔던 것이다.
학년이 달라서 사용하는 건물도 다르고 반도 모를텐데 어떻게 찾아온 걸까?
선생님께서는 “이 녀석이 아마도 너에게 이걸 주려고 1층부터 네 이름을 부르면서
아직도 동생을 제대로 쳐다보지 않는 내게 선생님께서는
"연우는 형아 버스카드 챙겨다주는 동생이 있어서 좋겠다!”고 하셨다.
“여우야, 여우야!”
카드를 건네받지 않는 내게 진우는 재촉하듯이 내 이름을 불렀다.
“여우야, 여우야!”
아! 여우는 나를 가리키는 말이었다보다. 나는 그 말이 나를 부르는지 말인지 여태 몰랐었다.
엄마가 나를 “연우야!” 부르시면 진우는 옆에서 항상 “여우야 여우야” 했었다.
진우는 불러도 못 알아듣는 내가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리고 얼마나 속상했을까?
진우가 수없이 “여우야, 여우야”하고 불렀건만…….
말을 잘 못하는 내 동생 진우가 나를 부르는 소리.
“여우야, 여우야!”
친구들은 말한다.
“네 동생 글씨 모르지?”
“네 동생 말 못하지?’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응, 울 진우는 글씨는 모르는지만 말은 해. 진우의 말을 우리가 못 알아 들을 뿐이야.”
“울 진우는 색칠공부도 잘하고, 퍼즐도 엄청 잘해. 아마 중학교 형아랑 해도 진우가 더 빠를 걸!
친구들이 동생을 놀리려고 한 마디 하면 나는 내 동생 진우의 칭찬을 늘어놓는다.
이제 진우가 “여우야, 여우야!”하면 나는 진우를 쳐다본다.
동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직은 다 알지 못하지만 같이 놀다보니 진우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는 것 같다.
진우는 알다가도 모를 녀석이다.
나와 내 친구들이 못하는 게 있고 사람들이 모두 다르듯이 내동생은 말을 잘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