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지 손가락 >>
- 강경화
둘만 서로 사랑하기로 약속하면
도장까지 꾹 찍어야 한다는데……
언제나 구부려진 채
손바닥에 바짝 붙어
힘껏 펴도 다시 숨는
엄마의 엄지 손가락
사랑은 원래 몰래 하는 것이라고
최고로 사랑하기에 숨겨두는 것이라고
강경화 님은 2011년~2013년까지 광주여성장애인연대 공동대표로 일하셨으며,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시인이기도 합니다. 시집 <사람이 사람을 견디게 한다>(2014, 고요아침)를 펴냈습니다. 현재 사회복지대학원 재학 중 입니다. 뇌병변장애인이며 현재 열살된 아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