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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장연 웹진

87호

87호
<별별별 문화추천> 아직도 차별을 겪구 있다구? 도서 “오늘도 차별, 그래도 삶”

<별별별 문화추천>

아직도 차별을 겪구 있다구

도서 오늘도 차별, 그래도 삶


)장애여성네트워크 김효진 공동대표


오늘도 차별, 그래도 삶은 장애를 갖고 있는 여성인 나의 경험 서사이다. 장애차별과 여성차별이 교차해 그동어떻게 교차적인 차별을 경험해 왔는지에 대해 썼다. “오늘도 차별, 그래도 삶이라는 제목에는 그동안의 녹록치 않았던 삶이 녹아 있다. 예순이 넘은 나이이고 삼십년 동안 인권운동을 해왔는데 아직도 차별을 겪고 있다고? 지만 이 제목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는 오늘도, 하루에도 몇 번씩 예기치 않은 순간에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람들은 장애인만 보면 뭔가 가르치려 든다. 택시를 타도 내게 예의를 가르치려 하고, 편하게 나랏돈 받으며 살 수 있는 좋은 제도(기초생활수급제도)가 있는데 왜 돌아다니느냐며 가르치는 이웃도 있다. 지하철에서도 괜히 장애에 대해 아는 척하며 말을 거는 사람들 때문에 피곤하다. 장애인을 낮추어 보고 스스로 우월함을 확인하려는 시도이다.

내가 갖고 있는 여성이라는 정체성은 자주 장애라는 강력한 조건 앞에서 곧잘 지워지곤 한다. 여성이면서 장애인이면 그다지 여자로 보이지 않는다. 남성이면서 장애인이면 그다지 남자로 보이지 않는다. 장애여성은 장애계에서도 소외되고 여성계에서도 외면당한다. 그러면서도 돌봄이 필요한 장애여성들에게 오히려 가족 돌봄을 떠맡긴다. 여성으로 존중하지 않으면서 성역할만 강요하는 형국이다. 장애여성도 누군가의 딸과 아내, 이모, 고모가 아니라 나 자신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간혹 노령이라는 조건만 두드러지기도 한다. 그 나이에 어떻게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느냐고 의아해하거나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민원서류 신청을 대신해 주려고 하는 것은 배려가 아니라 차별이다.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몸도 힘든데 집에 있지 왜 돌아다니느냐?”는 말은 아주 어릴 적부터 들어왔지만 예순이 넘은 지금도 거의 매일 듣고 있다. 장애인도 노인도 활동을 해야 하고, 고립과 은둔은 해롭다. 그러니 어딜 가서 무얼 하든 지나친 관심은 사양한다.

내게는 죽음과 관련한 트라우마가 있다. 큰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 나는 일곱 살이었다. 동네 사람들은 큰언니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면서 저런 아이는 데려가지 않고…….”라고 수근거렸다. 장애인이 내가 죽는 게 낫다는 뜻이었. 실의에 빠진 엄마는 내게 동반 자살을 암시했고 나는 줄곧 죽음에 대한 공포에 시달렸다. 지금도 장애가족 동반자살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가족일지라도 장애인의 삶을 대신 살아주거나 목숨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 장애인도 늙어서 죽을 수 있어야 한다.

 

차별은 먼지와 같아서 이처럼 어떤 순간에 어떻게 나를 강타할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일상에 만연해 있다. 하지만 내가 수시로 맞닥뜨리고 있는 다양한 차별의 조건들은 아이를 키울 때 도움을 준 이주여성이나 채소와 과일 등 먹거리를 건네는 이웃 등 다양한 존재들과 연결되어 함께 살아가는 삶의 토대가 되어주고 있기도 하다. 다양한 차이가 존중되고 누구든 환대받는 세상을 향해 그래도 우리의 삶은 계속되어야 하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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