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이슈>
여성장애인의 꿈, 교육으로 꽃 피우길 바란다
중앙장애인지역사회통합지원센터 서해정 센터장
인간의 교육권은 자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이며, 노동권, 사회권 등으로 이어지는 기본적인 권리이다.
필자는 운이 좋게 2025년 4월 14일부터 15일까지 화성시 푸르미르 호텔에서 진행되는 제24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 정책토론회 좌장으로 참석하여 장애유형에 따른 당사자 사례발표와 각 지부의 평생교육권리 실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본 토론회에서의 첫 번째 발표는 현재 부산과학기술대학교 생활도예과 2학년 재학 중인 김은정님의 발표였다. 지적장애가 있는 은정님은 한글 배우기를 여러 번 시도하였으나 자신의 수준에 맞는 쉬운 언어, 그림 등의 교재가 없어 여전히 한글을 읽고 쓰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하였다. 이에 개별 특성에 맞는 이미지화된 교재, 교안 등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발달장애인의 교육권이 보장되기를 주장하였다.
두 번째는 발표 제목부터 너무나 멋진 “나의 최종 정규 학력은 국졸이다” 라고 당당히 밝힌 대전여성장애인연대 박천경이사님이었다. 그러나 천경이사님은 중학교,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사이버대학도 졸업하여 이제는 대졸이고, 나와 같이 배움이 기회를 놓친 여성장애인에게 평생교육원 등의 교육시설은 지금의 나를 있게한 너무나 소중한기회였다고 강조하였다. 세 번째는 충북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이선희회장님께서 하나의 그림책을 보듯이 낭낭한(AAC활용) 목소리로 차별과 편견, 사회적 인식 부족과 싸워온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장애인평생학습사업’으로 배움의 기회를 이어왔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청각장애여성의 교육환경의 열악함을 수어를 전해 준 안영회 한국청각장애여성회 대표님은 이들을 위하여 교육환경 개선과 교육수어통역지원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위와 같이 장애특성에 따른 여성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 이후 각 지부에서 여성장애인 교육권의 실태와 평생교육 현장의 내용을 공유해 주었다.
오늘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꿈과 열정 있는 현장에서 여성장애인은 끝없이 노력하고 있었다. 배움에는 끝이 없는 것 같다.
2025년 여성장애인 교육 참여율 현황을 살펴보면, 약 65%의 여성장애인들이 초등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갖추고 있으며, 중・고등학교 졸업 이상인 약 45% 수준이다. 여성장애인의 대학진학률은 약 10%에서 15% 수준으로, 전체 여성장애인 중 일부만이 대학에 진학하는 상황이다. 일반 비장애인들의 약 80%가 대학 진학을 하는 것이 비하며 현저히 낮은 수준이고 이는 여전히 여성장애인들의 교육 기회와 지원 부족, 사회적 편견 등 여러 요인에 영향을 받고 있다. 또한 성인여성장애인의 경우 직업훈연이나 평생교육 참여율은 약 20% 내외로, 아직 많은 여성장애인들이 교육의 기회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난 20여년 동안 전국 장애인실태조사 결과에서 보여주듯 여성장애인의 절반 이상이 초졸이하의 학력 수준을 가지며, 고등학교 이상의 학력수준인 여성장애인은 전체 장애인의 30% 정도이고 이는 남성장애인의 절반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런 현실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 지금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크게 변화될 것으로 기대는 안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전남지부에서 제안하였듯이 「장애인평생교육법」이 제정되어 여성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하는 법률과 예산확보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매 새로운 국회가 시작될 때마다 의원들이 앞 다투어 계속 발의를 하고 「장애여성지원법」과 같이 「장애인평생교육법」의 필요성은 공감하되 여전히 ‘별도의 법안’ 필요한지 대해서는 국회에서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도 여성장애인에 대한 차별금지 조항을 명확히 하고, 성별특성을 고려한 조항이 신설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장애인관련 법이나 모든 국민을 위한 법이나 현재 법만으로는 여성장애인의 교육권, 그 너머의 사회권 보장을 위해서는 명백히 한계가 있음을 이제는 인정해야 할 것이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번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 대회의 주제는 ‘연대의 힘’ 이었다. 아직까지 여성장애인의 교육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고 우린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