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설기관>
다같이 손머리 위로 “푸쳐핸섭(Put your hands up)"
- 김지숙 (광주여성장애인피해자보호시설 ‘샛터’ 원장)
“일어나!~일어나!~” 알람시계가 6시에 기지개를 켜면 쉼터의 분주한 아침시간이 시작된다. 직장으로 출근하는 **씨는 제일 먼저 일어나서 직장에 나갈 준비를 하고, 두 번째로 고등학생인 두 명의 생활인이 교복이며 필요한 것들을 챙겨서 학교 갈 준비를 한다. 조금은 여유 있는 특수학교 학생들과 요즘 한창 기말고사 준비로 열공하고 있는 대학생까지 등교를 하고 나면 한숨을 돌리게 된다. 외출 준비를 위해 한껏 멋을 내어 차려입고 매직으로 머리손질 하며 2층에서 내려오는 친구들을 바라볼 때면 각자의 아픈 사연과 상처들을 뒤로 한 채 당당하게 자신들이 속해있는 사회 속으로 나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고 얼마나 예쁜지……. 직장에 나가는 친구들과 학생들이 전반이상 빠져 나간 뒤 성인생활인은 여유 있게 평생교육원 프로그램 시간에 맞춰서 또 다른 배움터로 이동을 한다.
오후 시간이 되면 쉼터의 상담원들은 각자의 시간에 따라 프로그램 연계, 일자리, 학교, 평생교육원 픽업들을 통해 모두 귀가하여 한자리에 모일 때면 수미터는 어느새 하루를 지냈던 일과를 나누며 웃고 떠드는 소통의 장이되는 쉼터만의 평범한 일상이 마무리에 들어간다.
때로는 “따르릉, 따르릉” 위급한 전화가 주야 상관없이 발생되면, 개인물건 하나 챙겨 올 겨를도 없이 들어오는 입소자 모습에서 우리가 맞이하는 긴급함보다 더 긴급함으로 입소하는 그들과, 긴장감 속에 새로운 식구를 맞아하기도 하고 무단가출과 무단결석 등 긴급과 위급상황이 방생하여 관계기관(상담소, 병원, 학교, 경찰서 등)과 연대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서로에게 조금은 힘들고 특별한 하루도 있다.
이렇게 쉼터에서는 여러 가지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싸움과 화해,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누군가 한마디 욕이나 아픈 말을 했다고 하루도 수없이 2층을 오르내리는 경험을 통해 알아가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해결되는 그 날을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다.
쉼터 생활인 대분분은 지적장애 2∼3급을 가지고 있거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생활인도 있다. 이들의 특성을 보면 지나치게 의존적이거나 조울증 또는 개인적인 주장을 고집이나 아집으로 하는 모습들은 타인들과의 의사소통의 부재와 미흡한 사회성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입소자들을 좀 더 이해하고자 가정을 방문하면서 마음의 아픔과 이해가 병행되어 밀려오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생각 이상으로 열악한 환경과 무너진 부모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면서 생활인들이 지금까지 버티고 살아와 준 것에 고마움과 안쓰러움이 더해져 온다.
이렇게 지지해줄 기반이 없는 원가정에서 홀로서기를 하기란 너무 힘들었을 생활인들이 처음 입소하여 적응하기까지 너무도 많은 갈등과 싸우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방을 보게 되고 내 것을 조금씩 야보하면서 협력하여 차츰 차츰 갈등이 사라지고 서로, 우리라는 공동체 속에 조금씩 변화되어가는 개개인의 모습을 볼 때 감사하고 또 다른 희망을 꿈꾸게 되기도 한다.
여성장애인 쉼터가 우산이 되어주고 그늘이 되어주는 은신처라는 사실이 마음에 부담감과 사명감, 좀 더 노력해서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겠다고 다짐하게 한다. 시설장으로서 작은 팔불출이 되어 보려고 한다.
이런 다양한 생활인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게 하는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인 우리 상담원 선생들이 있어서 더 감사하고 힘이 나는 것 같다. 자신들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갑자기 픽업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당연히 가야 되는 줄 알고 나가는 모습, 맡겨진 일이 있으면 마무리를 지어야 되는 줄 알고 늦게까지 일하는 모습, 갑작스런 돌발 상황이 벌어지면 당황하지 않고 한 마음되어 뛰어나가는 모습, 건강을 책임지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모여서 쉼터를 더 웃게 만드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의 입을 모아 마음을 전하고 싶다.
“혼자라서 힘들지? 함께하면 힘들지 않아.” “혼자라서 외롭지? 함께하면 외롭지 않아.”
“우리가 너에게 힘이 되어줄게!” “쉼터는 혼자가 아니라 우리라는 장한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