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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장연 웹진

57호

57호
핫1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당사국회의를 다녀와서

Hot 1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당사국회의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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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희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상임대표

 
유엔장애인권리협약(CRPD: Convention on the Rights of Persons with Disabilities)이란 2006년 제 61차 유엔총회에서 채택되고 20085월에 발효된 인권조약으로, 장애인들의 존엄성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유엔인권협약이다. 우리나라는 200812월에 국회에서 이를 비준하였다. 20156월을 기준으로 비준국은 157개국이다.

 
당사국회의란 협약에 비준한 국가들이 매 해년마다 한 번씩 장애에 관련된 의제를 정하여 회의를 하는 것으로 이번 제8차 회의에는 ‘2005년 이후 개발 목표(post 2015)에서 장애인 권리의 주류화를 주제로 뉴욕 유엔본부에서 69일부터 3일간 열렸는데 정부 대표자와 NGO 대표단과 국제기구를 포함 1,000여명이 참석하였다. 이번 회의는 UN대표부 오준대사가 의장을 맡았다.

 
한국에서는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을 포함 총 11단체 26명으로 대표단이 구성되었다. 본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각국에서는 사이드이벤트를 열었는데 유엔대표부에서는 여성장애인 주류화라는 주제로, 한국대표단은 접근 가능한 정보통신기술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유엔대표부에서 주관한 사이드이벤트에는 총 9개국에서 10명이 발표를 하였는데 필자는 한국의 여성장애계를 대표하여 ‘SDGs와 한국여성장애인단체의 의견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소개와 한국 내 여성장애인정책과 그 문제점을 말하고 향후 SDGs(지속가능한개발목표)17개목표의 세부목표에 여성장애인에 관한 조항들이 필히 들어가야 함을 어필하였다.

 
호텔 창가에 서면 왼편엔 유엔본부와 허디슨강이 보이고 오른편으로 고개를 힘껏 젖히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보이는 야경은 그곳이 뉴욕임을 실감나게 하였다.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구급차소리는 시차적응이 어려워 선잠에 든 우리의 잠을 함부로 휘젓기 일쑤였다. 39층에 자리한 숙소에서 이동을 할 때마다 너무나 빨리 문이 닫혀버리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곤혹을 치르곤 했다. 유엔본부에 들어갈 때 거쳐야 하는 검색대에서도 유색인종 입장객에 대한 흑인검색원들의 태도에 불쾌감이 들었지만 영어를 못하는 바람에 속만 태웠다.

 
내게 뉴욕에 대한 이미지는 다소 부정적이다. 시티투어버스를 탔는데, 도중에 내렸다가 다시 타려니 노골적으로 장애인은 안태우겠다고 말하는 기사의 횡포에 버스를 세대나 보냈다. 네 대 째, 여전히 승차거부를 하는 기사를 향해 자원봉사를 나온 현지 한인학생과 우리의 가이드를 자처한 활동가가 동영상을 찍으며 미국 장애인권리위원회에 고발하겠다는 협박(?)덕에 겨우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문제는 전동스쿠터가 진입하기에 버스 입구가 턱없이 좁아 결국 그 무거운 스쿠터를 들어서 버스 내에 진입시켰고, 내릴 때도 들어서 내려야했다. 이런 차별 앞에 언어가 통하지 않아 항의 한마디 못하고 구경만 해야 했던 상황은 차라리 끔찍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건물과 건물 사이는 단 한 치의 틈도 없이 붙어 있어 건물을 헐고 다시 짓는 건 꿈도 못 꾸고 오로지 그물망을 쳐놓고 리모델링을 하고 있었다. 거리 곳곳도 보수가 진행 중이어서 뉴욕은 365일 공사 중이라고 말하는 게 좋을 듯하다. 사람이 너무 많아 그 가치가 없고 물가는 또 얼마나 비싼지. 오후 다섯 시 퇴근시간이 되자 쏟아져 나온 사람의 물결을 이층버스에서 보니, 영락없이 월드컵경기가 끝난 후 경기장에서 사람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이다.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움직일 기미도 없는 버스 안에서 이미 잡혀져 있는 저녁 미팅에 늦을까봐 우리는 걷기로 했다. 나와 강경희 대표는 스쿠터로 달리고 함께 있던 사람은 도보로 걷는데, 이것마저도 거리에 넘쳐나는 사람으로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본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그곳에 참석한 각국의 여성장애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명함을 주고받았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여성장애인조항(6)을 넣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이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너무 소극적이었음을 깨달았다. 처한 상황과 여러 문제들이 우리를 국제무대의 전문가 그룹에서 멀어지게 하였음도 깨달았다. 전국 모든 활동가들이 국제법과 국내법 그리고 국내외 장애계 흐름에 대한 전문성과 역량강화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던 56일의 일정이었다.

 
14시간의 시차로 밤과 낮이 완전 뒤바뀐 환경에서 몸은 적응이 안 되어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참으로 귀한 경험을 하였던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당사국회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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