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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장연 웹진

57호

57호
(이야기마당1)여성장애인 사회참여확보를 위한 제14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를 다녀오면서

이야기마당 1

여성장애인 사회참여 확보를 위한 제14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를 다녀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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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희 부산여성장애인연대 사무국장

 
젊은 시절 의협심에 불타 있던 모습으로 돌아가 참가 했던 한국여성장애인대회가 생각난다. 대형버스에는 우리 여성장애인은 날마다 휴가랍니다.”라는 플랜카드를 붙이고 서울 올림픽공원으로 갔다. 그때는 대회에 참가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항상 회원언니들이 젊은 사람은 앞으로 참가할 날이 많으니 빠지라고 해서 갈 수 없었는데, 웬일로 그날 따라 나를 끼워준 것이다. 알고 보니 악덕기업사장 역할을 할 사람이 없어서였다. 그 역할을 충실히 한다는 약속을 하고 참가 했고, 부산여성장애인연대는 지역퍼포먼스에서 대상을 탔다.

  여성장애인들이 곳곳에 그렇게 많이 있었다는 것에 놀랐고
, 나 혼자 오롯이 겪는 아픔이 아니라는 것에 힘을 얻었고, 먼저 깨어있던 선배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었기에 그렇게 많은 여성장애인 정책들이 놀라운 속도로 변화를 입고 있었다는 사실에 감격 했으며, 부산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감동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앞으로 더더욱 당당한 내가 되리라 다짐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밤새도록 한방에 모여서 개똥철학을 노래했던 그때, 우리의 섬이 있다는 사실에 가슴 벅찼던 그때, 그땐 잠자리가 조금 불편해도, 커피 한 잔을 두 명이 나누어 마셔도 신발을 잃어버려 슬리퍼를 신고 와야 해도 행복했었다.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풍요로워지면 분명 우리 여성장애인의 삶도 많이 바뀔 거라고 서로 위로 하며 부둥켜안고 다음해에 또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눈물을 닦으며 손을 흔들고 왔었던 시간을 지나 여성장애인 사회참여 확보를 위한 제14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를 사무국장의 신분으로 활동가로 회원님들을 모시고 참석하게 되니 감회가 남달랐다.

 
세상은 변했다고 하는데 여성장애인의 삶의 질은 향상되지 않았고, 여성장애인의 사회참여 역시 축소시키려하고 있다.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는 두 사업의 예산으로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26억 중 8억만 책정하고, 18억의 예산 삭감을 감행하여 여성장애인의 생존권마저 위협하려는 만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앞두고 착잡한 심경으로 서울을 가야하는 현실에 서게 되니 앞선 활동가들의 심경이 어떠할까 하는 생각에 가슴을 애였다. 어렵게 빌린 리프트버스에 전동휠체어를 탄 회원 3, 수동휠체어를 탄 회원은 5명 평균연령 56, 그동안 제정상황이 어려워서 2년 동안 대회를 참여하지 못하다가 3년 만에 대회를 참가하게 되었지만 그 열정만큼은 그대로였다.

 
다음날 정책토론회에서 여성척수장애인, 여성시각장애인, 화상여성장애인, 청각여성장애인, 여성장루장애인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질의응답을 들으면서 우리 여성장애인들이 처한 상황이 어느새 고스란히 내 것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대회를 끝내고 부산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참가자 모두의 소감을 들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는데 회원등록 1년 된 새내기 회원님이 12세에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1급 중증장애인이 되어 50세가 넘어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고 60세가 넘어서 난생 처음 부산여성장애인연대를 통해서 서울을 12일로 다녀 올수 있었다고 하면서 울먹울먹하며 자신은 새로운 세상을 만났고 파라다이스를 본 느낌이라고 하셔서 버스 안이 온통 눈물바다가 되었다. 이런 것이 진정한 우리가 원한 사회 참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회원이었다가 활동가가 되고 또 누군가가 사회에 참여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꼈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과 지부들이 함께 고민해 왔던 많은 일들이 결실을 맺을 때도 있었고 별 성과 없이 지나갔던 때도 있었지만 우리의 노력으로 일구어온 하루하루가 있었기에 오늘의 또 다른 문제들과 싸울 수 있는 힘을 얻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 여성장애인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 낼 때까지 쉬지 않고 달려가기 위해 함께 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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