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애인 이야기마당 2
여장연 활동가 10년 ‘물음표와 함께 산다’
- 이미진 전남여성장애인연대 부설 목포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소장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순정 만화 ‘들장미 소녀 캔디’의 노래 가사이다.
연합 사무처에서 10년 근속활동가 소감 원고를 요청해왔을 때 여장연 활동가로서 10년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생각난 노래 가사였다. 10년의 활동이 외로웠고 슬펐고 울고 싶지만 참아야 했던 누가 봐도 불행한 날들이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여장연에서의 10년은 때로는 외로움을 견디게 했고, 슬펐던 날들을 위로해주고 참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으며 10년을 함께 하고 있는 언니들, 동지들과 같이 웃고 울던 날들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10년의 길 위에서 나는 과연 얼마나 많이 성장을 하였는가? 나는 과연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가?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스스로에게 늘 물음표를 요구하는 삶이였다.
여성장애인연대 활동가, 여성장애인 운동가는 바로 자신에게, 우리에게, 세상에 대해 항상 물음표를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장애 중심 사회에서 당연하다고 여겼던 장애인에 대한, 여성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 모든 폭력에 대해 납득하지 않아야 하고, 맞서 싸워야 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활동이, 모든 투쟁이 성공적이지는 않았다. 끊임없이 묻고 답하고 답을 찾아가며 그 물음표가 느낌표가 되기도 하고 마침표가 되던 날들도 있었다.
어떤 활동은 아직까지 답을 찾지 못하고 물음표로 남아있기도 하지만 여장연에서의 내 삶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앞으로 나의 활동이 1년이 될지, 또 한 10년이 될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여전히 나는 나의 활동에 물음표를 던져가며 내 길을 갈 것이다.
그리고 그 길 위에는 사랑하는 언니들, 동생들, 동지들 그리고 여장연이 함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