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애인·활동가 이야기마당 2
프로포절 문제없지 말입니다!!
- 유승화(대전여성장애인자립지원센터 소장)
처음 활동가 직무 up 교육에서 프로포절 작성을 위한 교육을 실시한다는 말을 듣고 기대감이 매우 컸다. 항상 프로포절을 작성하면서 부족했던 부분이 많아 고민을 하면서 계획서를 제출했기에 이번 교육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교육 일정이 잡혀 모든 일정을 미루고 교육 참여하기만 기다렸다.
3월 29일 오전에 연합 상임대표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교육을 실시하기 전에 각 지부에서 프로그램을 냈으나 떨어진 사업계획서가 있으면 제출해 달라는 말씀이었다. 대전지부에서 한국장애인재단에 합창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으나 떨어진 사업이 있는데 그것을 제출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씀하셨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에는 너무 부끄럽고 낯뜨거운 사업계획서다. 그래서 “대표님, 너무 민낯을 보여 주는 것 같고 창피합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이번에는 아예 발가벗는 기분으로 우리의 실정이 이렇다는 것을 보여 주고 다시는 이런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 부끄럽다고 내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계속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니 힘들겠지만 계획서를 보내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알겠다고 하고 사업계획서를 연합에 보내드렸다.
사업계획서를 보내고 어떻게 교육시간에 사용할지 궁금한 마음으로 교육에 참석했다. 교육에 참석하자마자 교재를 받고 바로 제출한 사업계획서 중 어느 부분을 교재에 넣었을까 궁금하여 책을 열어보니 낯이 뜨거웠다. 교육이 시작되고 지부별 사업계획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되었다. 우리 지부에서 보낸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했다. 사업의 목적, 목표, 세부사업항목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강사님이 왜 이렇게 목적과 목표를 설정했는지에 대해 물어 보셨다. 제대로 대답도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말았다. 강사님이 목적, 목표 설정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다. 그동안 프로포절을 작성하면서 목적, 목표 설정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번 교육을 듣다보니 목적, 목표 설정하는 방법을 모르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목표를 설정할 때는 대상/주체+활동/서비스+변화내용+방향동사 순으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가 제출한 사업계획서의 목표를 다시 설정해 보라고 하셨다. 우리가 설정한 목표는 음악기초이론 학습 및 노래 익히기로 했으나 오늘 배운 틀에 맞추어 ‘여성장애인에게 음악기초이론 교육을 실시하여 문화 활동 참여율을 높인다.’라고 다시 설정을 했다. 그동안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면서 목말라 했던 부분의 갈급함을 채워주는 귀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때에는 지금처럼 헤매는 일이 없을 듯하다. 처음 여장연에 들어왔을 때 프로그램 작성에 관한 교육을 이번처럼 잘 받았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이번 교육을 마치고 보니 너무 먼 길을 돌아서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진작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 같은 교육을 특히 내가 작성한 프로포절을 가지고 교육을 듣다 보니 더 실감이 났으며 자세하게 교육을 들을 수 있었고 쉽게 배우게 된 것 같다. 처음에는 너무 부끄럽고 창피했지만 그 잠깐의 창피가 앞으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때 자신감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