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체육과 정재우 주무관
81호 화제의 인물은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체육과
정재우 주무관 인터뷰를 담았습니다.
Q1. 주무관님 안녕하세요? 먼저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인권저널 「여기」를 구독하시는 독자 여러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 체육과에서 근무하는 정재우(지체장애)입니다.
21년 차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며 공무원이 되기 전에 (사)한국여성장애인연합에서 창립간사, 서울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에 상담원,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어서 비록 지면이지만 만나 뵙게 되어 너무 반갑습니다.
Q2. 한국여성장애인연대 로고를 만드셨는데 만드시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A: 네.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의 창립총회와 사단법인 등록을 준비하면서 영문 명칭과 단체를 대표할 수 있는 상징적인 로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25년 전이네요. 1998년 당시 서울시 시의원이셨던 이예자 의원님, 조옥 간사님과 법인업무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저는 자원봉사로 일하면서 로고를 만들어 보겠다고 하여 디자인 도안책을 검색하면서 포토샵으로 만들게 되었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사용될 거라고 생각을 못 했습니다.
(사)한국여성장애인연합 로고(상징) 의미는 휠체어를 탄 여성과 시각장애인 여성(지팡이)을 대표로 서로 기대어 장애유형의 화합을 상징했고, 뒤에 아미로 보이는 원형은 떠오는 태양을 상징한 것입니다. 휠체어를 탄 긴 스커트를 입은 여성장애인은 빨간색(붉은색)으로 열정과 도전을 표현했고 지팡이를 옆에 둔 시각장애인은 검은색으로 강인함을 표현, 서로 어울려 보이도록 디자인했습니다. 그리고 동그란 원형으로 로고 맨 위에 영문으로 Korea Differently Abled Women United라고 표기했습니다. 1999.4.17. (사)한국여성장애인연합이 창립되었죠, 25년 전 로고를 그대로 사용해 주신 여장연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Q3.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주무관님으로 일을 하고 계시는데 어떤 일을 담당하고 계실까요?
A: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체육과에서는 장애인 생활체육정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생활체육정책과 관련 전반적인 업무입니다. 장애인 생활체육지원 예산 및 국내대회와 생활체육 조사 연구, 중장기 계획, 장애인스포츠 강좌 이용권 지원 사업 교실 동호회 클럽, 민간자격증 등록 등 체육관련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장애인정책을 전공했고‘고학년 여성장애인의 실망 실업’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여장연에서 간사로 실무를 배웠으며 공무원으로 중앙부처와 도서관 등 장애인 정책 업무를 담당해 온 지 21년이 넘었습니다. 베테랑 장애 공무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제 나이가 벌써 56세입니다. 젊은 세대 공무원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는데, 요즘 MZ 세대 공무원들은 정보력이 빨라서 업무 관련 자문을 구하기보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는 편입니다. 각자 열심히 하는 분위기랍니다.
Q4. 여성장애인으로 살아온 히스토리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A: 여성장애인으로 현재도 살고 있습니다. 여성+장애인+노인의 삶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노년의 삶에 대하여 생각하니 건강뿐만 아니라 고독사까지 걱정이 됩니다.
장애인 정책을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서비스가 다르다고 하잖아요. 여성장애인은 임신과 출산 그리고 가사와 육아의 어려움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저 또한 늦깎이 엄마가 되어서 임신, 출산, 육아 때문에 주변 사람에게 큰 도움을 받았고 딸아이가 17세가 될 때까지 친정엄마와 중국 할머니 아이 아빠의 도움으로 살아왔고, 늘 미안한 마음과 빚을 지고 있는 기분으로 살고 있습니다.
Q5. 벌써 공무원 생활하신 지 21년 차이신 데 그동안 일을 하시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A: 저도 믿어지지 않아요. 사표는 늘 책상 서랍에 있다고 하잖아요. 게다가 저는 서울시, 보건복지부 국회,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이곳저곳에서 근무하면서 정말 많은 일을 담당했고 많은 사람들을 경험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장애 인식개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장애감수성이 있는 분도 있지만, 대다수의 공무원분들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공무원 조직의 내부에서는 열심히 일하며 장애인 정책 관련 필요성을 공무원들에게 설득하기 위하여 노력했습니다.
외부로는 장애인에게 필요한 사업이라면 시위하고 민원도 넣으라고 한 적도 있습니다. 장애인의 욕구와 정부의 정책에 브릿지 역할을 하면서 정책사업으로 반영되었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2004년 자립생활센터사업과 활동보조인사업을 담당할 때 너무 많은 예산이 수반된다고 공무원들이 반대했던 적이 있었고, 그때 저는 장애인을 위한 사업이지만 수많은 실업자들이 활동보조인으로 취업할 수 있다고 설득하였습니다. 장애인등록판정, LPG차량 지원,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보건복지부에서 민원이 가장 많은 부서에서 5년간 별정직으로 근무하면서 너무 힘들어 두 번의 유산을 경험하고 눈물을 흘렸던 적이 있습니다.
21년 차 공무원이지만 21년째 6급 주무관입니다. 별정직 일반 임기제로 부처를 옮겨가면서 근무하다 보니 승진이 없습니다.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2013년에 중증 장애인 공무원 제도를 통해 다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행정직 공무원으로 발령받아 일하고 있습니다. 행정직 공무원 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저는 지금의 이 자리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능력보다는 아직도 조직사회 연공서열과 친분이 더 중요한 조직문화가 바뀌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Q6. 2022년 장관 표창장을 받게 되셨는데 받으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A: 상을 받으면 누구든 기분이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 22년 연말 적극행정 추진상으로 장관 표창을 받았는데 장애인 생활체육과 관련하여 더 열심히 하라는 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분은 좋았지만 좀 쑥스럽습니다.
Q7. 여성장애인 당사자 주무관으로서 여성장애인에게 필요한 정책들이 있다면 어떤 정책들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저는 2002년 2월 서울시 장애인복지과에 전문직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여성장애인 가사도우미 사업, 여성장애인의 임신· 출산·육아 지원 사업을 최초로 실시하였으며 2004년 부터 보건복지부 재활지원과에서 별정 6급으로 채용되어 자립생활지원 시범사업, 활동보조인 지원 사업, 여성장애인 교육 사업 등을 추진하였습니다. 제가 여성장애인 당사자 공무원이기 때문에 당사자 입장에서 정책을 만들고 예산을 확보하여 사업을 추진하면서 큰 보람과 성과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사전에 실태조사, 여성장애인 단체, 관련 전문가들과 여러 차례 간담회와 의견을 모았습니다.
저는 장애인 정책부서에서 사업을 추진할 때 늘 제가 서비스 수혜자라고 생각했습니다. 2009년부터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장애인 문화 예술 사업을 최초로 담당하면서 제가 장애예술인으로 지원받는 입장이 된다면 어떨까를 늘 고려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