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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장연 웹진

72호

72호
우리가 사는 이야기-대전 여성장애인연대를 만나서

<우리가 사는 이야기>



대전 여성장애인연대를 만나서



대전지부 박진희 회원



저는 어릴 때 경기로 인해 뇌성마비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들어갈 나이가 지나도 장애가 심해 일반학교는 못 들어갔습니다. 13살이 되어서야 시설에서 초등학교 과정을 밟았습니다. 어렵사리 6년을 보낸 졸업식 날, 그때처럼 서럽게 울어본 적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은 특수중학교로 진학을 하는데 저는 그럴 형편이 안 되어서 말입니다. 진학 대신 시설 직업반에서 5년 동안 TV 부품 조립의 허드렛일을 하면서, 삶의 희망을 잃고 자살을 시도했던 끔찍한 기억을 잊지 못합니다. 부모님을 졸라 시설에서 나왔는데 성인이 되어 가족들과 지내니 괜히 눈치가 보였습니다. 그래서 자립을 해야겠다고 여러 곳을 수소문하여 장애인 그룹홈에 입소하여 약 4년 생활하였습니다. 그곳에서 독학으로 중 고등 검정고시 패스하였고 임대아파트에 입주여 완전 자립을 하였습니다.

 

수능을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근처 복지관 통해 봉사자를 연결해주어 어렵게 수능을 준비하여 전문대학에 진학하였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면 취업이 잘 될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저의 생각은 빗나갔습니다. 사회는 특히 중증여성장애인한테 너무 냉정하였습니다. 여러 가지로 절망에 나락으로 떨어졌을 당시 여성장애인연대를 만났습니다. 전국 전동휠체어 국토순례 3회를 걸쳐 대전부터 해남 땅끝마을까지 다녀왔습니다. 저의 권리와 자아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동료상담 교육을 받은 후 활동가 권유를 받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일지 쓰는 법도 몰라 선배님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동료상담을 하다 보니 부족한 것이 많고 상담에 대해 더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건양사이버 대학 상담심리학과에 3학년에 편입하였습니다. 온라인으로 강의를 들으면서 상담에 지식을 많이 쌓았지만, 마음에 상처도 치유가 되었습니다.

 

여러 프로그램을 하였지만 도자기 핸드페인팅과 캘리그라피 하면서 자존감이 높아졌습니다. 도자기 핸드페인팅을 시작할 때는 손으로 숟가락질도 못 하는 제가 직접 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여 포기하려고 하였습니다. 강사님이 할 수 있다고 저만의 작품을 가르침과 칭찬 응원에 힘입어 3년 동안 공방 회원들과 우리 여장연 회원들이 작품 전시회를 2회나 하였습니다. 캘리그라피도 제가 직접 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여 포기하려고 하였을 때 강사님이 할 수 있다고 용기와 칭찬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다른 동료들과 비교하지 않고 저만의 글씨로 계속 연습하면서 손 떨림이 덜 하는 것을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전국 장애인 서예 대전에 캘리그라피를 함께 배우는 몇 동료들과 작품을 내었습니다. 모두들 잘 써서 저는 작품을 낸 것만으로도 감사하였습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제가 입선하였습니다. 처음 입선 확인했을 때는 다른 사람이겠지 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며칠 후 서울에서 입선했다는 연락을 받고, 그때야 뛸 듯 기뻤습니다.

 

작년은 제게 뜻깊은 한 해였습니다. 2 고향에서 꿈에 그리던 넓고 환한 집으로 이사도 했고 생각하지 못한 상도 두 가지나 탔고 건양사이버대학 (상담심리학과)도 졸업했습니다. 시설에서 평생 있어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초등학교 졸업식 할 때만 해도 세상과 학업을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여러 힘든 일을 겪었지만 그런 경험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이 행복 제게 없었을 것입니다. 넓은 집으로 이사해서 코로나19를 겪게 되어 감사한 것도 있습니다. 예전 집은 너무 좁아서 한 공간에서만 있어야 되어 더 답답하고 우울했을 것인데 현 집은 공간이 넓어서 밖 안 나가도 답답한지 모르겠습니다. 코로나가 급히 번질 때 중증장애인인 제가 걸려 혼자 자가 격리되면 어찌 지란 걱정 들었습니다. 도움 없으면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들 생각하니 우울해졌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정부에서 대책을 세워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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