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서브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한국여장연 웹진

49호

49호
(활동가 이야기 마당 1)

<활동가 이야기 마당 1>
여성장애인 리더 인권 감수성 훈련교육 참가 후기
- 최은숙 (준)순천여성장애인연대 대표


남쪽 지방의 들녘에선 곡식이 누렇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저절로 마음이 넉넉해지고 창밖의 풍경 속에서 가을이 느껴집니다.

엊그제 같기만 했던 ‘여성장애인 리더 인권 감수성 훈련교육’이 2주일 정도 흘려간 듯 합니다. 처음으로 참석하는 난 너무 설레고 기대 되었습니다. 선배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사)한국여성장애인연합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한 것들 투성 이었습니다.

반가이 맞아주시던 전정옥 관장님의 환한 미소가 생각납니다. 도대체 누구지? 연합에서 오신 분은 아닌 듯한데... 너무 따뜻이 맞이해주셨습니다.

하지만 훈련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첫날부터 밤 11시가 되어서야 끝났고 둘째 날 역시 강행군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매시간 시간 너무도 신났고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를 알고자 한 게임과 전정옥 관장님의 장애인권강사에 대해 깊은 강의를 들을 때면 강사로서의 자신을 돌아보게도 하였고 창피한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모범생이 된 나! 짝꿍이 권순기 대표님이어서 좋았고 박본순 대표님, 강경화 대표님! 우리는 환상의 1모듬이었습니다.

애터지게 인권의 감수성에 대해 알리고자 열변을 토하신 전정옥 관장님. 장애인의 처절함과 우리가 지금 해야할 일을 하지 않으면 후세에 할 말이 없다는 무서운 말씀을 해주신 조한진 교수님. 피곤함도 두 분의 열강으로 이겨 낼 수 있었습니다.


강행군은 그 다음날도 연장되었습니다.

김효진 대표님의 장애여성의 몸과 인권에 대한 강의를 들을때면 내 몸에 대해 잠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좌우대칭 되지 않는 몸. 자유롭지 않은 몸. 귀히 여기지 않았던 고생한 몸을 감사히 여기고 한편으론 과감히 옷을 벗을 수 있을까 이런 여러 가지 생각이 오고 갔습니다.

박옥순 사무총장님의 현장감 있는 강의는 두 손을 불끈 쥐게 하였고 작은 힘이라도 실어야겠다는 강한 의지가 생겼습니다.

우렁쓰님의 우렁찬 목소리를 들어서 엄청 행복한 저녁이었습니다. 허겁지겁 걸어본 적이 없었던 나에게 급히 목표지점까지 간다는 건 용기가 필요했지요. 오늘도 역시 신나는 하루였습니다.

늦은 저녁에 촛불 앞에 모두 모였습니다. 환하게 켜진 촛불을 가만히 보고 잇자니 가슴이 찡하고 눈물이 나왔습니다. 내가 뽑은 카드엔 ‘끈기’란 단어가 쓰여 있었고, 그 내용이 나를 대변해 주는 것 같아 더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려 읽을 수가 없을 때 옆의 누군가가 읽어주셨습니다. 늦었지만 감사드립니다.

헤어져야 할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서운한 마음 절반, 후련한 마음 절반이었습니다. 전정옥 관장님의 애틋한 마음이 전달되었습니다. 교육받은 각자의 대표들이 제 할 일을 다하고 사회에 장애인식을 심어 줄 것이란 믿음이....

드디어 마지막 시간이 되었습니다. 62세의 신혜수 유엔인권센터 상임대표님! 시작과 함께 한 소절씩 읽은 시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여성의 슬픈 인권이 가슴 속 깊이 새겨졌습니다. 이렇듯 여성임에 세상에서 차별받고 소외되고 있는 사실에 분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장애와 여성! 두 가지를 가지고 있으면서 받게 되는 차별! 내 상황이 되지 않고서는 절대 이해불가(不可)라 말하고 싶습니다. 이기고 살수는 있지만 즐기며 살기는 어렵지요. 그렇지만 하루를 크게 웃으며 맞이할 수 있고 이까짓 세상의 어려움 아무것도 아니다 하며 손 떨고 일어날 만큼 우리는 용감한 사람들입니다.

시원하게 2박 3일 지내고 밖을 나왔을 때 맞이해준 것은 엊그제 배웅해 주었던 뜨거운 볕이었습니다.

(사)한국여성장애인연합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22 이룸센터 4층 2호 (우 07236)
Tel. 02) 3675-9935, 02) 766-9935     Fax. 02) 3675-9934     E-mail : kdawu@hanmail.net     홈페이지 유지보수 : 그루터기
COPYRIGHT(C) 한국여성장애인연합,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