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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장연 웹진

67호

67호
(별별별 문화추천) 열대야에 즐길 수 있는 클래식 ‘인상주의와 드뷔시

<별별별 문화추천> 열대야에 즐길 수 있는 클래식 인상주의와 드뷔시

유상현(지휘자 / 음악평론가)

태양의 무게를 느낄 만큼 뜨거운 여름의 중심에서 밖으로 나간다는 건 여간 큰 모험이 아니다. 이런 날엔 냉장고를 열어 시원하게 쟁여놓은 수박화채를 꺼내들고 앉아 에어컨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라면 파라다이스가 부럽지 않을 것 같다. 여기에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는 클래식음악과 함께라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데, 클래식 음악은 묘하게도 접근하기 어렵게 느껴진다. 특히 악기로 연주되는 기악음악은 노랫말이 존재하지 않아 더욱 더 그렇게 느껴지지만 계속 듣다보면 악기의 선율과 음색에 마음이 차분해지고 내용을 알고 들으면 그 매력에 취하게 된다.

클래식음악은 18세기 이전까지 교회와 궁정 그리고 귀족을 위한 것이었다면 1789년 프랑스혁명을 지나면서 프랑스가 주도했던 19세기 낭만주의로 넘어오며 대중을 향해 손짓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전에 주도했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다양한 사조들이 등장하고 그 선봉에 인상주의가 존재한다. 짧은 찰나의 순간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은 모네의 해돋이’(그림)를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는 없다. 인상주의작품들은 미술뿐 아니라 모든 장르에 똑같이 적용된다. 우연히 스치듯 바라보았을 때 사실주의 작품처럼 그림은 현실이 되어버린다. 음악 또한 그렇다.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 <달빛>을 듣다보면 어느 호숫가에 앉아 수면에 비친 달빛이 바람에 일렁이는 상상을 하게 된다. 마음은 평온해지고 무더운 열대야에 자장가처럼 마음을 평온케 한다. 곡이 형식이나 내용을 이해하려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마음을 열고 듣다보면 자연스레 작곡가가 전하고 자 하는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의 대표적 교향적 스케치인 <바다>라는 작품도 마찬가지다. 여러 화가들, 특히 모네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했다고 하는데 바다에 대한 그의 상상을 음악을 통해 느껴볼 수 있다. 넘실대는 파도 그리고 성난 폭풍과 평온한 바다와 해변을 상상해볼만 하다. 마지막으로 그의 대표작 중에 이 여름에 듣기 좋은 또 하나의 작품으로 시인 말라르메의 시를 읽고 만든 <목신의 오후 전주곡>을 빼 놓을 수 없다.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한 여름 오후 나른한 꿈속으로 빠져들어 유럽의 울창한 숲 속 그리고 안개가 옅게 낀 새벽녘을 거니는 환상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다. 후텁지근한 여름의 뜨거운 한 낮의 태양과 남은 열기로 달아오른 열대야를 불평하기 보다는 - 사실 불평한다 해서 날씨가 변하는 것은 아니니 - 드뷔시의 음악을 들으며 마음의 평온을 누리는 것도 무더위를 극복하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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