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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장연 웹진

68호

68호
(여기, 지금, 우리 1) “여자인게 죄?” 여성장애인, 남성장애인 ‘절반’인 고용률·임금

복지TV아나운서 손자희

장애에 여성 차별까지… 안팎으로 이중고 겪는 女장애인

문재인정부 들어 일자리 확충에 대한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여성 장애인이 설 자리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 장애인 실태조사’를 분석한 여성 장애인의 실태와 정책과제에 따르면, 장애인 인구대비 취업자 비율은 여성장애인 23.4%로 남성장애인 47%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여성 장애인의 1개월 평균 수입액은 60만여 원으로 남성장애인 144만 원과 비교해 절반도 되지 않았다.
단순 비교는 한계가 있지만 2008년에 비해 2015년 여성장애인 고용률은 더 낮아졌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이유와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여성장애인 정책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여성장애인연합회(아래 여장연)가 여성장애인 노동권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지난 10월 18일 여성장애인 노동권 보장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여장연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실태조사는 30대가 98명(28.5%), 40대 88명(25.6%), 50대 79명(23.0%)순으로 참여했다.
장애 유형은 지체장애인이 43.3%로 가장 많았고, 시각장애인 17.0%, 뇌병변장애인 15.5%, 청각장애인 10.2%, 지적장애인이 9.4% 있었다. 장애 등급은 1급이 29.8%, 2급 28.4%, 3급 23.8% 순이었다.

장애인 고용환경 현주소는 ‘글쎄’…여성장애인에 대한 선입견 '여전'

교육수준은 고등학교 졸업 36.0%, 대학교 졸업 26.1%, 중학교 졸업 14.0% 순으로 조사됐다. 장애인실태조사 등의 대상자와 비교해 해당 연구의 연구대상자 학력수준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대상자들의 가족규모는 4인 가족이 24%로 가장 많았는데, 대상자들의 월평균 가구소득은 매우 낮았다. 월 평균 가구소득은 100만 원 이상 150만 원 미만이 25.1%로 가장 많았고 아예 없다는 응답도 14.1%로 조사됐다.
대상자들은 취업이 안 된 이유에 대해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선입견(장애인식 부재)’에 가장 많은 172명(36.8%)이 응답했다.
구직어려움은 개인 심리와 구직 조건 및 자격, 접근성 세 가지 관점으로 조사됐는데, 개인 심리 영역에서는 ‘장애로 인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 같아서’라는 응답이 214명(26.2%)로 가장 많았다. 이러한 두려움은 업무 수행에 필요한 근로지원인, 보조공학 지원이나 편의시설 확충 등을 강화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구직 조건 및 자격 영역에서는 ‘직업 교육, 기술, 경험이 부족해서’라는 응답이 195명(27.6%)로 가장 많았다. 여성장애인들의 구직활동을 위해서는 전문성 있는 교육이 필요함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접근성 영역에서는 '집에서 대중교통 이용을 하러 가기까지 편의시설 부족(26.5%)', '직장 내 접근성 및 편의시설 부족(25.4%)'이 많았다. 이는 아직도 우리사회가 장애인의 이동권을 충분하게 보장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는 부분이다.
 실태조사 응답자 중 24명에게 실시한 인터뷰에서는 취업하려는 동기는 기본적으로 ‘경제적인 이유’가 가장 많았지만 이어서 사회활동에 대한 욕구, 일자리를 통한 자아실현 그리고 독립을 위한 기반 마련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해당 인터뷰 결과가 의미하는 바는 여성장애인들이 취업을 할 때, 단순히 경제적 이유뿐만 아니라 높은 자아실현 욕구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수행한 한신대학교 재활학과 변경희 교수는 "여성장애인들은 취업을 통해 경제적 안정감을 얻을 뿐만 아니라, 삶의 의미를 찾고 성취감을 형성하는 데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자신감은 여성장애인들의 자립으로 이어지는 발판이 될 것.“이며 여성장애인들의 역량 강화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앞서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보았듯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 특히 여성장애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많은 여성장애인이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취업과정에서 무엇이 가장 어려웠냐’는 질문에, 많은 여성 장애인의 경우 가사노동과의 병행이라고 답하며, 이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부산에 사는 57세 A씨는 “취업을 하려고 하니 가사와 일을 병행함으로써 가사에 소홀해 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 가장 많이 됐어요. 일을 해도 가사노동은 제 몫이니까요... 여자는 그래서 일하면 힘든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이를 통해 여성장애인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하는 사회구조와 사회인식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 엿볼 수 있다. 남녀가 함께 공동 가사노동을 하고, 여성장애인도 자신이 원한다면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여성장애인의 교육과 고용 증진 필요, 어떻게?

그렇다면 여성장애인의 역량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까. 바로, 역량강화 ‘교육’과 ‘고용 증진’을 통해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고용 증진을 위해서는 그에 맞는 교육이 이뤄져 근로자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인데(‘교육-근로자 역량강화-고용증진’의 구조), 여성장애인은 자녀 양육과 가사 일,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인한 교육과 취업에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장애관련 정책개발을 할 때에 여성장애인의 이러한 특성은 고려되지 않은 채 설계되어 여성장애인은 계속해서 고용시장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러한 점에서 여성장애인의 특수성을 고려한 교육과 훈련 사업의 규모와 종류를 다양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해당 실태조사 인터뷰에서 ‘성공적인 취업을 위해서 정부에 요구하고 싶은 것’을 묻는 질문에 광주에 사는 55세 B씨는 “여성장애인에게 맞는 특화된 일자리와 교육지원이 마련돼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장애유형 뿐만 아니라 성별을 고려한 맞춤형 직업평생교육기관을 설립해 생애주기의 전 과정에 걸친 교육을 통해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이 기관을 설립하자는 말이 아니다. 인근에 있는 주민자치센터나 복지관 등에서 장애유형별, 성별 특수성을 고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가까이에서 손쉽게 배우고, 또 가르칠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고용증진을 위해서는 현재 시행중인 ‘고용지원 장려금제도’, ‘장애인 의무고용’외에도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장애인 의무고용이 법제화 되어있지만 잘 시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기업과 장애인근로자가 모두 win-win할 수 있는 제도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장애인의무고용’에서 더 나아가, 장애인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충분한 교육을 정부가 제공하고, 역량이 있는 장애인들은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특화된 근로환경을 마련해 길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을 고용하는 기업에게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는 등 기업에게도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마련한다면 질 높은 고용기회 확대를 기대해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현 정부의 일자리정책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여성’과 ‘장애’ 이중고를 겪는 이들에게 좀 더 세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여성’과 ‘남성’을 이분법적으로 나눠 입장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여자여서, 남자여서’가 아니라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입장을 이해한다면 모두 함께 웃을 수 있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여자라서 행복해요”라는 유명한 광고 문구처럼, 우리는 여자라서 행복할 권리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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