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여성장애인연대 김태희
봄비 먹고 파릇파릇 해지는 토끼풀/
서로 엉키어 웃으며 살아가지요/ 여름에 예쁜 꽃을 기다리며/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가지요/
아이들 발소리 어른들 웃음소리/
나무가 새잎으로 단장을 하고/
노오란꽃 분홍꽃 빨간꽃 필 때/
두려움 가득한 네잎클로버/
토끼풀인데 .../
토끼풀로 살고 싶은데/
네잎클로버란 이름으로 불리며/ 언제 뜯기어 친구들과 이별할지 모르는 두려움/
사람들 발소리에 긴장하며/
서로 누군지 모르게 숨겨주고/
난 클로버 아니라고 손짓 하는데/
어찌 알아보고 뜯겨지네요/
행운이란 이름으로/
곧 피어날 꽃을 보지도 못하고/
숨 막히는 책 속으로 들어가고/
투명한 비닐 속에 반듯히 눕혀지고/
시원한 바람도 느끼지 못하고/
시원한 물도 머금지 못하며/
어느 누군가의 행운으로 남아 있는/
삶/
내 이름은 네잎클로버/
토끼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길 바랬는데.../
아무 희망 없는 삶 속에 바라는 건/
다음 봄에는 토끼풀의 평범함 속에 살고 싶은/
내 이름은 네잎클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