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한 행복 그리고 즐거움
김명숙
순천여성장애인연대 회원
저의 어린 시절 집 안 형편이 어려워 남의 집 셋방살이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어머니는 주인 눈치를 보느라 저를 태어나면서 부터 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매일 저를 업고 지냈다고 합니다.
그러다 걸음을 걷고 뛰어 놀아야 하는 나이와 상황에도 엄마 등에서 지냈던 저는 다섯 살대 까지 등에 엎여 지내다 다리가 굳어져서 다리를 끌리는 소아마비 장애가 생겼습니다. 그 만큼 세상과 소통이 적었던 저의 어머니의 부주의로 장애가 생겼지만 저는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 만큼 어려웠던 시절을 살아내려 했던 엄마의 마음을 생각하면 아쉽고 불쌍한 마음이 먼저 듭니다.
저는 결혼과 자녀를 출산 하고 생계를 잊기 위해 직장생활을 하였습니다. 톨 게이트에서 장애인 일자리로 근무했고 활동지원사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10년 전 활동지원사로 일을 하며 장애인 이용자를 데리고 장애인 단체에 다니며 순천여성장애인연대 와의 인연은 시작 되었습니다. 제가 심하지 않는 장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장애인을 돌보는 활동지원사 직업을 가지고 있었기에 생계를 위한다고 하지만 장애인이 장애인을 돌보는 실정은 참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장애인들에게 건강, 문화, 예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역량강화를 시켜주고 자조모임과 교육 사업을 통해 교육을 시키고 지원되는 것을 보고 내가 살아온 세월의 아픔을 보상 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회원 가입을 하고 멀리서 바라보는 입장이 아닌 직접 나서서 여성장애인의 역량과 인권향상을 위해 열심히 참여하고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했던 프로그램은 연극 이였습니다. 연극은 장애인으로 살면서 겪는 아픔과 삶을 연기로 표현 하는 게 너무 재밌었습니다. 열심히 참여 하는 모습을 보고 강사님께서 제게도 배역을 맡겨 주었습니다. 저는 연극과 노래교실과 같은 감성을 이용하는 프로그램에 많은 흥미를 느꼈습니다, 무료하게 살던 저는 순천 지역 여성장애인들과 하나가 되어 그동안 장애인으로 살며 세상에 무슨 말을 하고 싶어도 속으로 삭이며 살아온 세상을 향해 연극으로 맘껏 소리를 낼 수 있었고 내 안에 막혀 있던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힐링 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직장 외에는 갈 곳이 없던 제게 순천여성장애인연대는 휴게소와 같은 편안함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화장품 만들기 프로그램은 비장애인들과 함께 하였는데 서로 친해진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사무실에 나와 회원들과 뜨개질로 수세미나 마스크 만들기를 하며 내 편이 되어준 공동체에서 서로 소통하는 큰 즐거움을 누리고 있습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모임이 활성화 되지 않지만 이곳에서 해년마다 교육사업 프로그램에서 타 지역 문화 탐방으로 나들이도 가게 되고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 제주도 여행을 처음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개인 사비로는 가기 힘든 여행을 이곳에서는 몇 번 갔던 기억이 납니다.
여성장애인으로 사는 삶이 힘들고 지친다고만 생각 했는데 이제 저는 힘들고 지치지 않습니다. 왜냐면 제 편이 되어준 순천여성장애인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성장애인의 인권 향상을 위해 힘써 주신다고 하니 우리 장애인들은 열심히 자기의 목소리를 내서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살아 갈 것입니다. 이제 저에게도 소망이 생겼습니다. 배움을 통해 저의 지식과 삶의 지경을 넓혀 가기 위해 노력 할 것입니다. 세상은 이제 변화되었습니다. 나를 사랑하고 나의 목소리를 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부지런히 배워 가겠습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행복하고 즐거운 인생을 만들어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