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호 화제의 인물은 제주도의회 김경미 도의원님 인터뷰를 담았습니다.
Q1. 의원님 안녕하세요? 먼저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인권저널 「여기」를 구독하시는 독자 여러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십니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김경미 위원장입니다. 2018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입성하였고, 올해 지역구 재선에 성공한 중증 장애여성입니다.
Q2. 지역구에 출마하셔서 당선이 되신 사례는 전국 최초로 알고 있습니 다. 당선되시기까지 선거운동에 있어 어려움은 없으셨는지요?
A: 여성장애인이 지역구 출마해서 당선된 사례는 꽤 있는 것으로 압니다. 다만 제 경우처럼 휠체어를 탄 중증 장애여성이 지역구 출마하여 당선된 사례는 최초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선거 운동은 한다는 것은 상상한 것보다도 더 힘들고,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도전하고 보니 정말 제약이 많다는 것을 피부로 절감하였습니다. 명함을 돌리는 것도 힘들고,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곳은 그리 많지가 않고, 행사장 가서 악수를 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으며, 다른 후보들은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표지판을 들고 인사하는데 그것도 저에게는 가능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선거사무실부터가 1층을 빌려야 하며, 전동 휠체어를 싣고 갈 특장차가 없어서 이동하는데도 큰 어려움을 겪고, 거리 인사할 때도 좌우 방향으로 인사하는 것이 힘들고...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움이 컸습니다. 상대방 후보가 하루에 10곳을 가면 저는 3-4곳을 갈 수밖에 없어 얼굴이 보이지 않아 게으른 후보로 소문도 나고... 그래서 매일매일 멘탈 흔들리지 않게 붙잡고 다시 심기일전하여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하고, 휠체어를 탄 후보가 할 수 있는 선거 전략으로 승부를 걸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이런 경험을 하다 보니 저에게 큰 소망이 하나 생겼습니다. 장애인 당사자들이 지역구에 도전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경험을 서로 공유하고, 함께 지지하면서 정치의 진입장벽을 깨뜨리면서 지역주민들의 대표성을 갖는 장애인 당사자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커졌습니다.
Q3. 당선되신 후에 적극적인 의정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신데요.
현재 진행하고 계신 장애인 분야와 관련된 주요 활동이 있으시면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보건복지안전위원회 소관 업무 중 하나가 장애인 정책이며, 제주는 장애인복지과가 제주특별자치도청에 별도 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2대 의원으로 입성한지 약 100여 일 밖에 안 되었지만 장애인 돌봄과 일자리에 비중 있는 일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안전위원회 전 의원들이 함께‘지역사회를 기반한 통합 돌봄 구축 체계’를 위한 워킹그룹을 발대하였고, 1년 동안 운영할 계획입니다. 특히 제주시는 3년 동안 장애인 통합 돌봄 선도도시로 운영되었기에 지역사회 내 자립을 할 수 있는 돌봄 체계 구축을 해 나가고자 합니다.
장애인 일자리 다양성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제주특별자치도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현재 장애예술인이 문화예술 활동으로 월 80만 원의 활동비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공공형 일자리와 더불어 문화예술, 체육 활동으로 자신의 역량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일자리형 창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4. 보건복지안전위원회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주로 어떠한 활동들을 하고 계시나요?
A: 다른 상임위원회보다는 도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위원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공의료, 도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보건과 도민의 행복을 추구하는 복지, 도민의 생명을 지키는 안전 등 매우 중요한 위원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사회복지를 전공했고, 여성장애인 성폭력 상담소 활동가 출신이라 자연스럽게 장애인과 사회복지 전반에 대한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정 밖 청소년 자립 기반 조성에 노력하고 있으며, 다른 도시와 달리 노인기초연금 탈락률이 높아 이와 관련한 것을 해결해 보고자 합니다. 특히 코로나19을 경험하면서 장애인, 노인 등 취약계층에게 복지를 연계한 원스톱 체계 구축이 필요함이 대두되어 이러한 것을 잘 정착해 보려고 합니다.
Q5. 보건복지안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계획하신 분야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일단 2년 동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행정사무감사, 도정질문, 예산 등 의회 회기에 매우 충실하게 임하고자 하며 특별히 보건과 복지, 안전에 대한 예산 증액과 기존의 제도를 더 촘촘하게 안전망을 세우고 새로운 정책 발굴로 더 나은 도민의 삶을 선물하고자 합니다. 정치는 삶을 활짝 피우는 것이라 보는 한 사람으로 보건복지안전위원회 위원장으로 다양한 정책과 제도로 모든 사람들의 삶을 활짝 피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Q6. 여성장애인 당사자 의원으로서 여성장애인에게 필요한 정책들이 있다면 어떤 정책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여성 안에서 소수, 장애 안에서 소수인 여성장애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봅니다. 아마 생애 주기별로 달리 나타날 것입니다. 청년 여성장애인은 일자리와 창업일 것이며, 결혼한 기혼 여성장애인은 아무래도 임신과 육아일 것이며, 중년 여성장애인은 건강과 안정에 대한 욕구가 높을 것이며, 노인 여성장애인은 경제 유지와 소소한 일상의 이동 등 다양한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러한 것들을 수합하고, 정책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당사자 중심의 정책 스터디 모임 또는 정책 네트워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Q7. 현재 장애여성지원법이 국회에서 계류 중에 있는데, 장애여성지원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A: 장애여성지원법 제정의 필요성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 장애여성과 장애소녀를 따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가름이 된다고 봅니다. 제가 여성장애인상담소에 근무할 때 제주도 전체 예산 중 사회복지 예산의 비중. 다시 사회복지 예산 비중 중 장애인 예산의 비중. 그 예산 안에서 여성장애인 예산 비중을 분석한 적이 있었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여성장애인 정책이 실종된 여성정책’이라는 기사 제목이 기억이 납니다. 장애여성지원법이 제정이 되면 정책을 만들 수 있고, 그 정책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예산이 편성이 되며 그로 인해 여성장애인이 여성 안에서, 장애 안에서 소수의 삶을 살아온 그 과정의 격차와 차별이 해소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루빨리 장애여성지원법이 통과되길 소망해 봅니다.
Q8. 차세대 여성장애인 리더 양성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먼저 차세대 양성을 할 수 있는 아카데미 신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카데미를 신설하여 선배 여성장애인 리더와 소통을 하고 경험을 배울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회라고 봅니다. 두 번째로는 여성장애인 리더들의 전국 연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각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여성장애인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네트워크 운영으로 향후 차세대 여성장애인 리더들의 든든한 지원자와 응원자가 되어 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Q9. 대한민국 장애여성운동의 향후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여성운동으로 지평을 확장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장애 안에서 목소리를 내었다면 여성의 영역에서 경제의 영역에서 시민사회단체와의 협력 등 장애여성운동은 지향점이 같은 단체와 연대하고, 지평을 확장하면서 사회운동의 핵심을 함께 이루어나가야 합니다. 연대와 행동은 장애여성운동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며, 경제 영역도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주춧돌이 되는 장애여성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Q11.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여성장애인들에게 힘이 되는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이제까지 특별한 여성장애인 한 사람이 리더가 되어 여성장애인의 운동을 이끌어 갔다고 하면 이제는 우리가 함께 연대하여 모두가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성장애인으로 모두가 힘들게 살아왔던 삶을 서로 보듬어주고, 지지하고, 응원하면서 하나가 되어 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나의 성장은 우리를 통해 이루어지고, 나의 힘은 우리의 힘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우리는 늘 하나로 나아가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