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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장연 웹진

88호

88호
<장애계 이슈>

고령여성장애인의 건강권

 

국립중앙의료원 중앙모자의료센터

서지우 센터장

 

 

장애인복지법 제1조는 이 법은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과 권리보장을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의 책임을 명백히 하고, 장애발생 예방과 장애인의 의료교육직업재활생활환경개선 등에 관한 사업을 정하여 장애인복지대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며, 장애인의 자립생활보호 및 수당지급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 장애인의 생활안정에 기여하는 등 장애인의 복지와 사회활동 참여증진을 통하여 사회통합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이다. 이는 장애인을 단순히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통합의 실현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 목표에 충분히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1998년부터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을 수립해 현재 6차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방대한 정책 체계 속에서 고령여성장애인을 위한 세부 정책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의 정책이 장애인 전체를 하나의 집단으로 다루기 때문에 고령여성장애인도 명목상 포함되지만, 이들의 특성과 욕구를 고려한 맞춤형 접근은 사실상 부재하다.

 

우리 사회에서 고령장애인의 비율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5년 기준 고령화 수준은 비장애인 13.1%, 장애인 42.3%였던 것이, 2024년에는 각각 20.0%55.3%로 격차가 더욱 확대되었다. 장애인 집단 내부에서도 성별 차이가 뚜렷해 남성 48.1%, 여성 65.2%로 여성장애인의 고령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고령여성장애인을 별도로 고려해야 할 정책적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고령여성장애인은 고령’, ‘장애’, ‘여성이라는 세 가지 사회적 취약요인을 동시에 지닌다. 이들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두 그룹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첫째, 장애를 가진 채 나이가 들어 고령기에 접어든 고령화된 여성장애인

둘째, 노화로 인해 장애를 갖게 된 여성장애인이다.

두 집단의 욕구는 전혀 다르다. 생애 초기에 장애를 경험한 여성은 낮은 교육 수준과 불안정한 노동시장 경험으로 인해 노년기에도 빈곤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소득보장과 경제적 자립이다. 반면 노화로 인해 장애를 갖게 된 여성은 건강 악화, 심리적 위축 등 새로운 어려움에 직면한다. 이들에게는 건강권 보장과 심리·사회적 지지, 인식 개선이 더욱 중요한 의제다.

정책 수립의 기본은 정확한 집단 분석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3년마다 실시되는 장애인실태조사에서도 고령여성장애인에 대한 구체적 항목은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다루는 연구도 매우 제한적이다. 결국, 명확한 데이터가 부족하니 적절한 정책도 만들어질 수 없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고령’, ‘장애’, ‘여성이라는 세 축을 분리해 고령여성장애인의 실제 삶의 조건과 욕구를 반영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처럼 포괄적이고 모호한 접근만으로는 이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기도, 삶의 질을 개선하기도, 사회통합을 이루기도 어렵다.

정책입안자들에게 묻고 싶다.

 

그대들은 여성·고령·장애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정책은 보이는 만큼만들 수 있다. 고령여성장애인을 단일한 집단으로 묶어버리는 관행에서 벗어나, 이들의 생애 궤적과 다층적 취약성을 정확히 이해할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정책이 가능하다. 정확한 데이터, 세분화된 분석, 맞춤형 접근을 기반으로 할 때만 고령여성장애인의 건강권 보장과 진정한 사회통합이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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