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5주년을 맞이한 충북여성장애인연대 이현주 대표님의 인터뷰를 담아보았습니다.
Q1. 이현주 대표님 안녕하세요?
먼저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인권저널 「여기」를 구독하시는 독자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충북여성장애인연대 대표 이현주입니다. 며칠 전만 해도 뜨거운 날씨에 고생했는데 어느 저리 아침저녁으로 춥다는 소리가 나오네요. 무심히 흐르는 것이 시간이라지만 우리는 참 치열하게 살고 있지요? 언제나 응원합니다.
Q2. 충북여성장애인연대 2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A. 25년이란 시간은 헤아려 보니 9,125일이에요. 그동안 충북여장연이 걸어온 길에 제가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차요. 수많은 회원님들이 그 시간을 함께해 주신 것입니다. 기념행사에서 충북여장연의 역사를 PPT로 보는데 울컥 하더라구요. 우리 활동가들이 새삼 이뻐 보이고 오랫동안 함께한 연대 단체들에게도 감사했어요. 물론 우리의 단합을 상징하는 한국여장연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Q3. 충북여성장애인연대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충북여성장애인연대는 1999년 작은 서예실에서 시작한 여성장애인의 소모임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때의 서예실 주인이 초대 대표님인 서예가 이영미 님이세요. 그분을 비롯한 초기 활동가들이 동분서주하며 맨 땅에 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도 개소하고 자신의 급여를 반납해가며 자금을 만들어 조금씩 확장해 지금의 상담소 자리인 청주시 서운동에 자리 잡았지요.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선배님들을 생각하면 해이해졌던 마음이 다잡아져요. 존경스럽습니다.
Q4. 대표님께서 충북여성장애인연대와 함께 운동해온 히스토리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A. 충북여장연은 충북의 여성장애인의 사회 활동을 위해 여러 사업을 해왔어요. 여자이고 장애인이라고 집에서 주어진 수급비만으로 옹색한 인생을 감내하며 살지 말고 여장연을 중심으로 기 펴고 살자고 노력해온 역사였지요. 장애인에게 지역사회를 체험하며 사는 것이야 말로 중요한 사회권이고 핵심적인 인권 문제라고 봐요. 그래서 장애인차별철폐 운동을 열심히 해왔습니다. 결국 벌금까지 받아 걱정이지만 우리의 목소리 내고 장애인에 무심한 도정에 저항했어야만 했던 충북 장애인 이동권 실상을 보면 후회는 없어요. 지금은 저상버스도입이 의무가 되고 시군 간 이동이 당연 사항이 되어가는 것을 보면 뿌듯하죠. 아직 장애인이 차별없고 살기에 편한 사회는 아니지만 그래서 더 힘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5. 충북여성장애인연대가 대표님께는 어떤 의미가 있으신지요?
A. 제가 중도 시각장애인이에요. 어느 날 갑자기 온 장애로 집에서 꼼짝 안 하고 있는 저를 사회로 이끌어 내준 곳이 여장연이었어요. 배워라, 공부해라, 일하라. 여장연이 없었다면 상상이 안 돼요. 제가 원래 놀기 좋아하고 돌아다니기 좋아하고 사람들도 좋아 하는데 장애로 얼어붙은 저를 저답게 살 수 있도록 손잡아 준 곳이에요. 여장연이.
Q6. 앞으로 충북여성장애인연대와 함께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한 해 한 해 앞에 산적한 일들을 해결해 나가다 보니 9년을 대표로 있었네요. 사실 처음에는 대표로서 무얼 해야 하는지 아는 것도 힘든 시간이었어요. 좌충우돌 부디치며 욕먹어가며 임했어요. 이제 좀 보인다 싶으니 퇴임이 가까워요. 아쉬운 것들이 많지만, 여장연 회원들이 개인의 삶과 더불어 사회인으로서 자리와 역할을 느끼고 여성장애인 운동에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퇴임 후에도 열혈 회원으로서 여장연이 잘 될 일이라면 팔 걷고 나설 생각입니다.
Q7.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여성장애인들에게 힘이 되는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A. 저희 슬로건이 ‘당당하게 행복하게’입니다. 모든 여성장애인들이 어깨 펴고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자신의 삶을 이루어 가는 길이 행복하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