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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장연 웹진

85호

85호
<별별별 문화추천 1> 청년은 오늘도 첼로를 연주합니다

부산여성장애인연대 사무국장 이민주

저    자: 박 관 찬

출 판 사: 꿈꿀자유

출판연도: 2024. 05.


<청년은 오늘도 첼로를 연주합니다>는 첼리스트, 장애인식개선강사, 기자, 작가로 누구보다도 왕성하게 활동 중인 아름다운 청년 박관찬의 이야기로, 시청각장애인인 그가 어린 시절 시신경위축으로 시각장애와 청각장애를 얻게 된 후로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과정을 진솔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낸 책이다.

시각장애와 청각장애라는 이중 장애를 안고 있지만, 그는 자신의 장애에 좌절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과 최선을 다해 끊임없이 도전하며, 그 과정에서 만난 소중한 만남과 인연들을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든든한 응원군인 가족과 친구들, 학창 시절 다른 학생들과 다를 바 없이 대하고 이후 중요한 삶의 단계마다 아낌없이 조언해준 한종섭 선생님, 현재의 첼리스트 길을 걷게 한 일본 영화 굿바이’, 시청각장애인이라 첼로연주가 불가능하다고 모두가 거절할 때 손 내밀어준 첫 첼로 선생님과 앤 설리번 김영아 선생님, 첼로연주가 시끄럽다고 항의하다 장애인임을 알고 기꺼이 연주 소리를 들어주는 이웃 등... 이렇듯 그의 끊임 없는 도전과 그 여정에서 맺어진 소중한 인연들에 관한 이야기는 큰 감동과 울림을 선사한다.

저자는 시종일관 타고난 특유의 따뜻하고 밝은 시선으로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해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시청각장애인으로서 한국 사회에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결코 녹록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시청각장애인이 미국에서는 ‘Deaf-Blind’라는 독립된 유형으로 분류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복지법에서 규정한 15가지 장애 유형에 포함되지 않을 뿐더러 시각장애와 청각장애가 더해진 중복장애로 분류되는 점. 장애를 지녔다는 이유만으로 가해지던 학교폭력, 장애 학생에 대한 턱없는 이해 부족은 물론 독서확대기, 시력에 맞게 확대 제작된 교과서 및 수업자료, 문자통역 서비스 등 기본 편의 제공의 부재... 현재 장애감수성, 장애인권교육이라 하여 많이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앞서 언급한 장애인을 위한 편의 제공 서비스가 사회 전반적으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저자는 장애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장애정책 연구원으로 일할 정도로 날카로운 지성을 갖춘 지식인답게 책 마지막 장에 각 장애 유형에 맞는 직업훈련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장애인직업능력개발원에서조차 시청각장애인에 특화된 맞춤 훈련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 일부 장애인에게는 그야말로 벽처럼 느껴지는 본인 인증 시스템, 영구 장애 진단을 받은 장애인임에도 국가시험을 칠 때마다 매번 장애 진단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의 불합리한 현실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는데, 눈여겨 볼 부분이 참 많다.

이 책은 단순히 박관찬의 개인적인 성장 이야기가 아니라,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중요성을 깨닫고, 장애인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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