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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장연 웹진

78호

78호
<기획이슈> 4·17 여성장애인의 날, 여성장애인은 차별받는 모두의 친구입니다.

<기획이슈>

 

4·17 여성장애인의 날,

여성장애인은 차별받는 모두의 친구입니다.

 


문애준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상임대표

 

 

당신은 우리의 차이로 차별하지만, 혹여 당신이 차별당하는 날이 온다면 우리는 함께 싸워 줄게.”

여성가족부 폐지와 장애인의 이동권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공당의 대표에게 하는 쓴 말을 SNS에서 읽었다. 함께 토론의 장에 나선 전국장애인철폐연대 박경석 대표님의 평소 지론이기도 하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신자유주의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화이트칼라, 블루칼라, 농민, 공무원, 자영업자, 중소기업인 할 것 없이 언제 거리에 나앉을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대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더욱 불안정성은 심화되어 가고 있다.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 다음은 내 차례가 될 수 있다. 여성장애인운동은 당사자의 문제뿐 아니라 그분들의 처절한 몸부림의 현장에도 늘 함께 있었다.

 

국민의 대표라는 자들은 장애인 관련 기념일이 되면 시설을 방문해 플랜카드 걸어놓고 사진 찍기를 즐기다가, 국회 앞에서 만나면 대화를 회피하고 안면몰수한다. 이제는 님비현상으로 몰아붙이기 까지 한다. 우리는 20여 년 동안 대화를 원했다. 우리가 거리로 나간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내몬 것이다. 이동권 또한 장애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통약자인 노인과 어린이, 임산부 등의 이용률이 70% 이상을 차지한다는 통계로 증명된다. 공당의 대표에게는 국민을 님비, 아니 좀비로 보는 특권층의 시각이 있는 것 같다.

 

필자가 상임대표 소임을 맡고 있는 사단법인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이하 여장연’)은 차별받고 소외된 여성장애인들이 당당히 권리를 찾고 누리며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발적으로 조직한 인권운동 단체이다. 여성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폭력에 저항하고,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삶의 소외를 해소하고, 잃어버린 여성장애인의 목소리를 찾아서 1999년 전국 연대 조직으로 결성하였다.

 

그렇게 20여 년을 여성장애인 인권운동을 전개했지만 여성장애인의 기본 권리들은 확보되지 않았다. 여성과 장애라는 이중적이고 다중적인 차별은 장애인복지법과 양성평등기본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제도로 연결되지 않아 전생애주기별로 모든 권리영역에서 여성장애인은 투명인간이다. 이렇게 분리되어 있는 여성장애인들의 문제를 이 사회에 알려내고 여성장애인들에게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차별과 배제에 대해 보다 능동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을 펼쳐 권리보장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창립일인 417일을 여성장애인의 날로 선포하고 올해로 제 3회를 맞이하였다. 우연찮게 4·16 세월호 아픔의 다음날이다. 그래서 더욱 각별하다.

 

혹자는 장애인의 날이 있는데 여성장애인의 날이 또 필요하냐고 묻는다. 이 질문은 그동안 여장연에서 활동하면서 수없이 받아 온 장애인단체가 많은데 여성장애인단체가 왜 필요하냐?’는 질문과 맞닿아있다. 남녀뿐만 아니라 청각, 시각, 지체, 정신 등으로 따로 같이가 필요한 이유는 역시 차이로 인한 차별이 사라져야 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여성장애인이 목소리 내기까지 그동안 장애인단체의 중심 활동은 남성(장애인)이였다. 물론 장애인운동 현장에 여성장애인도 있었지만 활발하게 목소리를 드러내어도 현장 활동의 중심엔 남성의 비율이 높았다. 이 점은 바로 장애는 모두 같다! 장애인은 남성이다! 여성이다가 아닌 무성적인 존재다!’ 라는 인식과도 같다.

 

장애 안에 분명 다양한 차이들이 존재함에도 장애는 모두 경험이 같을 것이라는 강력한 전제가 내재되어 젠더의 문제를 드러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소위 진보적 장애인 운동을 하는 단체에서도 젠더 이슈는 빠져있는 것에 문제 인식을 갖고 출발한 것이 여장연의 창립 목적이다.

몸으로 인한 차이, 경험의 차이, 결혼·교육·노동의 차이수많은 차이들이 단점이 되고 약점이 되고 차별이 되는 사회이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 때문에 억압받고 상처받은 여성장애인들과 함께 여장연은 달려왔다.

 

417일 여성장애인의 날은 차이를 서로 좁혀 나가거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함께 하기 위해 소통하고 연대하는 날이다. 이 날만 여성장애인과 함께 해 달라는 말은 아니다.

장애인은 플랜카드 걸고 사진 찍기 위해 동원되는 존재가 아니다.

 

인권감수성이란 단지 불쌍한 사람 도와주는 게 아니다. 이 사람들이 왜 이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 그 구조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이다. 여장연의 20여 년의 활동 속에 제정된 여성장애인의 날왜 여성장애인들이 차별받고, 배제 받고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에서 다시 시작되었다.

 

여장연은 여성장애인들이 이 사회의 불평등한 구조와 혐오·배제의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알리고 여성장애인들을 소외시키는 정책들을 자꾸 찾아내서 바꿔나가는 활동을 끊임없이 해 나갈 것이다. ‘여성장애인의 날제정도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이면서 동시에 여성장애인 인권운동을 견고히 하는데 의미가 있다.

 

덧붙여, 여성장애인의 날에 감히 말씀 드린다. 여러분이 우리를 지지하고 응원하여 주셨듯이, 여성장애인 또한 언제 어디서든 차별받는 모두의 친구가 될 것이다.

 

여성장애인의 날이 몇 월 며칠이라구요? , 여러분 친구의 생일은 바로 417일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저희의 생일을 축하해 주셨듯이, 저희 또한 여러분의 생일날을 기억하여 축하드릴 것입니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상임대표 문애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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