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장 신문고>
77호의 주제: 각 분야별 여성장애인의 차별 경험 사례를 고발
<한여장 신문고>코너는 각 지부의 인권저널 기자단이 주제에 맞게 취재한 실제 사례들을 담은 코너입니다. <한여장 신문고>를 통해 여성장애인들이 생활에서 겪은 차별을 고발하고, 여성장애인 당사자 입장에서 필요한 정책을 제안하며, 더 나아가 실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 사례 1(대구지부)
지적장애 여성이 폭력피해를 상담하고, 갈 곳이 없어서 보호시설로 연계를 하게 되었습니다. 담당상담원과 함께 기관으로 이동했고 입소담당자가 마중을 나왔습니다. 입소담당자는 동행한 상담원에게 여성의 인적사항, 비장애인들과의 생활이 가능한지를 물었습니다. 이에 옆에 있던 당사자 여성이 “저 한국말 할 줄 아는데요. 선생님 말에 제가 대답할 수 있는데요.” 라고 언짢음을 표현하며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동행한 상담원에게 말을 걸어, “본인에게 직접 여쭤보세요.”라고 안내를 해야 했습니다.
◆대구여성장애인통합상담소 안○○ 팀장: 비장애 여성들을 주로 상대하는 기관들에서 여성장애인들은 모두 자신의 입장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소통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편견은 인지에 문제가 없는 신체장애인에게도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어 아쉬움과 함께 가끔 화가 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기관이 장애인들을 인격으로 존중하며 대하는 자세가 요구되는 사례입니다.
◎ 사례 2(대구지부)
뇌병변장애 여성이 지역문화센터의 중국어수업을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강사가 발음이 어려운 중국어를 장애인이 하기가 힘들다며 수강포기를 종용했습니다. 이에 당사자는 “그런 법이 어디있냐!”며 항변했고 그 누구보다 수업에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당사자는 강사의 편견을 깨고 싶어 그 수업에서 가장 열심히 수업을 했고 그 모습을 지켜본 비장애 수강생들이 자극을 받아 그 반 모두가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이에 당사자는 “내가 세상의 편견에 맞대응한 일이고, 반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다.”라고 자신의 기분을 표현했습니다.
◆대구여성장애인통합상담소 윤○○ 상담원: 차별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열정으로 편견을 뛰어넘은 당사자의 건강한 에너지가 느껴진 사례라서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본 사례는 당사자의 동의를 받고 기록하였습니다. 꼭 인권저널에 실리길 바라셨습니다. (※사무국 coment: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비교해 배로 더 노력해야 인정받고, 또 굳이 인정을 받으려 노력해야 ‘장애가 있는데도 대단해~’라고 평가하는 능력주의에 입각한 비장애인들의 시선이 불편했던 사례입니다.)
◎ 사례 3(광주지부)
장애남성이 여성을 소개해달라면서 장애여성이라도 예쁘고 몸매 좋고 섹시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에 그럼 본인은 능력도 되고 몸매도 되고 얼굴도 잘~생겼냐고 하니 아무 말도 못하였습니다. 여기에 성평등 차별과 인신차별과 장애차별 등 복합적인 모든 차별이 실생활에서 자신도 모르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사례 4(부산지부)
저는 ○여고에서 도서관 사서로 약 8년 동안 근무 중에 있는 정신장애유형을 가진 여성장애인입니다. 원래는 혼자 일하다가 작년부터 같이 일하게 된 선생님(A)때문에 많은 고통을 받았습니다.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선생님께서 A선생님이 나의 장애에 대해서 말하고 다닌다는 것을 알려주었을 때는 너무나 마음이 상하고, 수치감까지 느꼈습니다. 또한 업무에 있어서도 같은 담당자인 자신의 의사는 묻지 않고 도서부 학생들과 일을 진행하며, 각종 행사나 교육일정 등을 제게는 일절 공유해주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A선생님은 자신이 갑(甲)인양, 나의 컴퓨터 이용권한을 축소시키거나, 본인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대출반납업무를 못하게 하겠다는 등 말도 안 되는 언행으로 나를 괴롭혔습니다. 학교 측에 알렸지만, 나에게 근무시간을 변경하라고 하고, 업무를 교무실보조로 변경하라는 권유를 해왔습니다. 저는 A선생님만 아니면 도서관사서 업무를 하고 싶었고, 제가 업무를 변경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하여 거부하였습니다. 이러한 부당한 대우들이 내가 장애가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인 것만 같아 화가 나고 속상했습니다. 그 선생님은 얼마 전 다른 학교로 가게 되어 현재는 혼자 일하고 있지만, 그때 받았던 스트레스로 인하여 정신장애가 더 심해져 일상생활이 더 힘들어졌으며, 다른 선생님들이 나의 장애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니, 괜히 위축이 되고 학교 가는 것이 고통이 되었습니다. 그 선생님은 가셨지만, 제 고통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 사례 5(순천지부)
날씨가 좋아 나들이 가기 좋은 계절 여성장애인과 활동지원사가 가까운 곳에 나들이를 갔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여성장애인을 가리키며 “장애인들이 이런 데를 뭐 하러 나왔을까?” 라고 하는 것을 들었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 해도 아직도 몇몇 사람들의 시선은 여성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여전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 사례 6(순천지부)
거리를 걷고 있었다. 엄마와 아이가 길을 걷다 아이가 칭얼대기 시작하자 엄마는 아이에게 “너 말 안 들으면 저 아줌마처럼 된다.” 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여성장애인은 인신공격에 대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했다.
◎ 사례 7(충남지부)
교육영역에서의 차별-충북에서 태어난 이○○ 회원은 3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났지만, 여성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초등학교 문턱도 넘어서지 못했다. “기집애는 안 가르쳐도 된다”고 부친께서 말씀하셨지만, 그래도 막내 여동생은 중학교까지 들어갈 수 있었던 것에 반해,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배우고 싶다는 장녀의 요청은 묵살되었고, 동생들이 학교에 가 있는 시간동안 5남매 중 유일하게 혼자 집에 남아 집안일을 도맡아야 했다. 현재 이○○ 회원은 충남여성장애인연대 문해교육 프로그램인 “등불학교”에 참여 중이시며 프로그램을 통해 초등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를 통과한 후 지금은 중학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 도전 중이다. 이제 나이가 많아 학력이 큰 의미가 되진 않겠지만 그래도 할 수 있으면 하겠다고 의지를 보이시며 열심히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신 이○○ 회원의 열정에 존경과 응원을 보낸다.
◎ 사례 8(통영지부)
안녕하세요. 저는 통영여장연 회원 손○○라고 합니다. 어릴 적 소아마비로 인해서 거동이 불편하여 휠체어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나이게 맞게 건강검진을 받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건강검진중 하나인 자궁경부암 검사를 위해 산부인과 병원을 찾게 되었는데 서지도 못하는 장애인에게는 검사를 받을 곳이 없는 현실에 인생에서 좌절을 맛보았습니다. 그렇다고 대도시에 있는 병원까지 찾아가서 검사를 받을 상황이 되지 못하여 제 나이 50세가 넘는 세월동안 자궁경부암 검사를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하였습니다. 대도시가 아닌 소도시에도 장애인이 편히 검사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가 갖추어져서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같은 의료서비스를 받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