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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장연 웹진

84호

84호
목차
<별별별 문화추천 2> 영화 <숨>을 보면서

<별별별 문화추천 2>

 

영화 <>을 보면서


 

 

 

대구여성장애인연대 교육지원사업 팀장 이지연

 

영화 <>2011년에 발표된 독립영화다. 전북 김제에 있는 '기독교 영광의 집'에서 일어난 장애인 성폭력 사건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장애인 성폭력에 중점을 두지 않고 주인공 '수희' 그 자체를 담아내는 주력한다. 시설에서 어릴 적부터 성장하고 생활해 온 수희의 움직임에 따라 영화가 구성된다. 그런 구성은 수희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동시에 <>을 보는 관객들이 직접 수희가 처한 사각지대를 들어가도록 짜여 있다.

 

뇌병변 여성장애인인 수희는 시설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지적 남성장애인과 사랑을 하고 있다. 그들은 그들의 은밀한 장소에서 사랑을 나눈다. 그 결과 수희는 아기를 임신한다. 수희는 혼자서 내심 꿈꾸고 있는 듯하다. 시설 옆의 부지에서 공사를 하며 새로운 건물을 짓고 있는 것을 바라보면서 그곳에 자신과 아기가 살 공간이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현실은 이런 수희의 생각과 정반대로 흘러간다. 시설에서 시설장 아들의 성폭력 사건이 터지면서 수희의 임신 사실도 드러났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사람들은 수희의 임신을 두고 아기를 임신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생활하고 싶은지 묻지 않았다. 임신이 어떤 경로로 이루어졌는지 묻지 않았다. ‘장애인 성폭력 사건에 휘말려 수희는 자신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수면 위로 드러난 성폭력 피해자가 되고 그 결과 가해자의 아기를 임신한 사람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수희의 언어에 시간을 가지고 기울이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다. 수희는 장애의 특성상 원활한 호흡이 어렵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수희는 온 힘을 다해 거친 숨을 내뱉으며 '수희'라는 하나의 인격체를 표현하기 위해 나름의 힘으로 저항한다.

 

결국 수희는 태어날 자신의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자신과 떨어져 다른 시설에 맡겨진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영화의 마지막은 수희가 자신의 목소리가 배제된 현실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거칠고 거친 숨으로 오열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을 쉽게 규정하고 판단하는 오만한 우리의 사회는 영화 속의 수희뿐만 아니라 지금도 존재하는 또 다른, 다음 수희의 숨에 대해서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이 작품을 만든 함경록 감독은 이런 말을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수희를 둘러싸고 많은 일이 일어나지만 정작 수희는 자신의 일임에도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모르는 상황이 폭력적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애인을 약자나 보호받아야 할 대상으로만 보고, 자기결정권이 없는 것에 대해 관객들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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