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이야기 2>
고맙습니다.
충남여성장애인연대 회원 김형자
“저어, 20주년 기념으로 시 한 편 써 주시겠어요?”
말없이 그녀를 바라봤죠
반짝이는 그녀의 두 눈에는
나의 인생길 20년이 있습니다.
친구도 부모 형제도 대신해 줄 수 없는 낯선 길
나를 붙잡는 내 아이의 손을 보며
모자란 엄마, 여성장애인을 봤습니다.
아이는
엄마 등에 업혀 세상을 배우는 대신
이불 위에 누워 텔레비전을 봤습니다.
잡아줄 엄마 손 대신 넘어져도 스스로 일어나야 하는
운명을 알아차려야 했습니다.
혹여 아이가 다쳐도 안아줄 수 없는 엄마는
아이에게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없는 엄마는
충남여성장애인연대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아이는 손을 잡아주시는 선생님을 만나
나들이도 즐기고 병원에도 갔습니다.
이윽고 나는 용기라는 이정표를 만났습니다.
그러기를 20년,
돌아보니
여성장애인의 삶은 불편함을 견디는 일일 뿐입니다.
엄마로서 삶은
아이의 불편함마저 견디고 버텨 줘야 하지요
내가 견디고 버틸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준
충남여성장애인연대,
함께여서 해낼 수 있었습니다.
좋은 만남, 좋은 사람, 좋은 순간
함께여서 행복합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길도 함께라면 두렵지 않습니다.
충남여성장애인연대,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