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장 신문고>
84호의 주제: 각 분야별 여성장애인의 차별 경험 사례를 고발
<한여장 신문고>코너는 각 지부의 인권저널 기자단이 주제에 맞게 취재한 실제 사례들을 담은 코너입니다. <한여장 신문고>를 통해 여성장애인들이 생활에서 겪은 차별을 고발하고, 여성장애인 당사자 입장에서 필요한 정책을 제안하며, 더 나아가 실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 사례 1(충북지부)
저는 27살 지적장애를 가진 ○○○라고 합니다. 저는 정말 일을 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을 만나서 점심도 같이 먹고 싶고 돈도 벌고 싶습니다. 취업에 성공한 친구는 회사에서 생일파티도 한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그게 정말 부러워요.
일하고 싶어서 복지관에 문의를 하고, 복지사 선생님들께 문의를 해봐도
장애인고용공단에 문의를 해보라는 것이었죠. 장애인고용공단에 이력서를 넣고 담당자에게 매일매일 전화를 했습니다. 돌아오는 대답은 “기다려라, 아직 적당한 곳이 없다.” 나는 당장 일자리가 필요한데 매일매일 기다리라고 하니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그동안 면접을 본 곳에 나는 왜 채용이 되지 않았는지 확인 전화도 해봤습니다. 돌아오는 말은 자격요건이 안 된다, 고등학교는 졸업해야 한다, 자격증이 있으면 가점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말이었습니다.
저는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지적장애인입니다. 남들처럼 공부하는 것도 힘들었구요. 자격증을 따는 것도 많이 힘듭니다. 마땅히 교육을 받을 곳도 없고, 교육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 눈높이에 맞춰서 가르쳐 주는 곳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얘기합니다. 기초수급자들은 나라에서 수급비 받으면서 사는 세금충들이라구요. 저도 남들처럼 번듯한 직장을 가지고 싶고, 저도 남들처럼 돈 벌어서 탈기초 하고 싶습니다.
능력이 안 되면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실 수는 없는 건가요?
장애인을 법적으로는 뽑으라고 하면서 일은 비장애인과 똑같이 하라는 현실.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나 대학을 갈 수 있는 여건도 안 되면서 비장애인과 똑같은 잣대를 가지고 채용 기준을 잡는 건 아니지 않나요?
하루 빨리 장애인도 차별받지 않는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사례 2(광주지부)
발달장애인에게는 한 계단씩 올라가는 교육이 필요해요
발달장애인 A씨는 성폭력 피해자로 자립홈에서 자립 준비를 하며 직장을 다니고 있다. A씨는 원가정에서 일을 배워 본 적이 없었던 것은 당연히 일을 못 할 거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 자립홈에서 보여준 A씨는 부지런하고 정리 정돈하는 것을 좋아하고 누군가 일하고 있으면 도와주고 싶어 하는 성격이다. 그런 그녀가 일자리에서 얼마나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있었을지 짐작이 가며 눈에 그려진다. A씨는 노인주간보호센터에 출근하면서 어르신들이‘부지런하다, 착하다,라며 칭찬하시고 저를 좋아하세요, 예쁘다고 해줘요’라며 웃음꽃이 핀 얼굴이었다.
어느 날부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직장상사인 00부장님에게“야단맞았어요, 못한다고 해서 속상해요, 제가 늘 해야 할 일을 깜박 잊었다고 혼났어요” 등 지적을 주기적으로 받아 일자리를 가고 싶지 않다고 하다가도 아침이 되면 부지런히 출근을 서둘러 가는 모습은 그래도 직장을 갖고 일하는 게 좋은가 보다고 웃게 된다. 가끔, 직장에서 선생님들께 잘 지도해 달라고 요청할 때도 있다.
발달장애인이 최선을 다해도 일하는 방법을 배우지 않으면 직장에서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열심히 해서 혼나는 경우가 많다. 장애인을 채용하면 그들의 특성에 맞는 직무를 정해주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꾸준한 지도가 필요한데 보통은 1회성으로 지도하고 잘하겠거니 한다면 반복되는 실수와 지적이 연속될 수밖에 없다. 많은(사회적으로 약자인 발달) 장애인들이 일(직장에서 비장애인들과 함께 사회적 교류를 하며 원만하게 직장에 적응)을 하고 삶의 (주체가 되어)주인의식을 갖고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처럼 사회활동의 현장에서 좀 더 체계 있도록 교육과 훈련 및 지도가 이루어져야 의욕도 고취되고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능률도 오를 것이라 본다.
◎ 사례 3(통영지부)
저는 정신장애로 인하여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미용학원을 다니면서 부모님 지인분을 통해 미용실에 취직을 하여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매일 10시간이 넘는 근무를 해야 했지만 정신과 약을 복용하면서 일을 계속하기가 힘들어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 후 식당, 편의점 등 몇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였지만 제 장애로 인해 무시와 욕설, 폭언과 같은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일을 하고도 월급을 다 받지 못하고 나와야 했던 경우가 있고난 뒤로는 일을 하고 싶어도 겁이나 일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사례 4(충남지부)
[노동권 및 취업 관련]
안녕하세요. 저는 50대 지체 장애인입니다. 제가 경제활동을 할 당시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도 지금보다 더 낮았던 때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취업문도 넓지 않았던 시대라 선택할 수 있는 일도 거의 없어 취업에 문턱은 터무니 없이 좁았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당시, 장애인도 비장애인들보다 실력도 좋고 일도 잘한다고 해서 회사 내 장애인 직원이 저를 포함 4~5명이 더 있었으나 같이 입사한 비장애 동료보다 급여는 적었고, 추가 근무도 수시로 해야 했습니다. 만약 추가 근무를 빠지거나, 급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면 바로 퇴사로 이어졌기 때문에 비장애 동료들은 수시로 불평불만을 할 수 있어도 장애가 있는 저를 포함한 다른 동료들은 말을 아껴야 했습니다.
바꿔야 할 법과 제도가 많지만 지금은 장애인 인권 및 노동권도 그 시절보다는 어느 정도 보장이 되는 시대라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많아 하루빨리 개선되어 능력과 자질만 있다면 장애로 인해 차별받지 않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장애가 삶을 멈추게 해서는 안 됩니다!
◎ 사례 5(전남지부)
전남지부 회원인 박oo이라고 합니다.
심한 장애로 목발을 이용하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버스를 오르락 내리락 다른사람들에게 저로 인해 폐가 되지 않을까 마음을 졸였고, 택시를 이용하는 과정에서도 스스로가 기사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했던 것 같습니다. 목적지가 가까운 곳으로 택시를 탈 요량이면 택시 기사님의 “아~~~” 긴 한숨은 가슴이 먹먹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새벽부터 나왔는데 가까운 곳이라니, 절대 아주머니께 말한 것은 아닙니다” 그 말이 가슴에 비수를 더 꽂은 듯하였습니다. 그때 당당히 말하지 못한 제 자신이 미웠고 ‘내가 장애인이 아니였더라면 그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 여러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것 자체가 사회가 보내는 차별의 시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 날들이었습니다. 장애인들의 이동권이 보장이 되지 않은 현실, 그리고 아직도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이 존재함에 모든 장애인들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망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장애인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약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