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7일 추운겨울 34살의 늦은 나이에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서 결혼하고 2년 후 어렵게 임신하여 아기를 출산하였습니다.
저의 장애는 전문대학을 다니면서 학비를 벌고자 방학기간동안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프레스 기계에 손이 눌려 장애를 입게 되었습니다. 처음 사고 후 손가락을 절단을 해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이 나왔고 부산으로 내려가서 세 번의 수술을 받고 골반 뼈를 이식을 받아 다행히 절단은 면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차례 계속적인 치료를 받고 의사소견에 따라 장애진단을 받게 되었고 갑작스런 장애로 인한 정신적인 충격과 내가 왜 이런 장애를 가져야 되는가 하면서 삶을 마감하려는 생각 까지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의 권유로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되었고 저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여러 사람들을 보고난 후 이렇게 비관적으로 살면 안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한쪽 손의 불편함은 다시금 장애로 인한 대인기피증과 자신감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잠을 자다가도 주먹을 쥐어 보지만 쥐어지지 않는 주먹을 보면서 울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결혼도 안한 미혼이기에 더 큰 상처를 받게 되는 현실과 친구들에게서 알게 모르게 오는 위압감까지 더욱 저를 힘들게 하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친구들은 각자의 좋은 배우자를 만나 한 두명씩 결혼을 하고 그녀들의 평범한 모습들은 어쩌면 나는 가질 수 없을 거란 절망을 안겨 주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조그만 손가락 장애가 나의 이러한 삶에 갈림길을 갖게 하리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건강한 남자들을 보면 나의 장애를 이야기해야 하나 말아야하나 고민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언젠가는 마음을 가다듬고 씩씩한 모습으로 살아가라 다짐을 했지만 마음가짐은 현실과 달랐습니다.
상대에게 장애인으로 등록되었다는 말을 하자 장애에 대한 편견으로 헤어지게 되는 충격으로 좌절을 겪기도 하였답니다. 그러나 씩씩한 나의 모습에 관심을 갖고 나를 포용해 줄 수 있는 남편을 만나 지금은 행복하답니다.
남편과 저는 함께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둘 다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천사 같은 아기를 보면서 더 열심히 힘을 내어 알콩달콩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모가 되니 책임감이 참으로 커집니다. 좋은 거 먹이고 싶고 좋은 차 태우고 싶고 모든걸 다 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맘이라지요.. 엄마가 되어 좋고 기쁩니다. 예전에 나를 숨기고 위장하려고만 했지만 이젠 정직한 엄마 행복한 엄마가 되어 더 긍정적으로 살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