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설기관1> 제2의 도가니, 천안인애학교 성폭력 사건!! - 이희정 (서울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상담원)
서울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가 이번 천안인애학교 성폭력 사건을 함께하게 된 계기는 학부모 단체를 주축으로 구성된 성폭력대책위원회에서 제2차 전수조사 참여 요청으로 시작되었다.
천안인애학교 성폭력 사건에 대한 전반적인 개요를 간략히 설명하면 가해자는 기숙사 사감이면서 고2부담임이던 40대 이모 교사로 드러났으며 기숙사와 목공실에서 2005년9월부터 무려7년간 학교에 근무하면서 지난 2010년 다수의 여학생을 수업중 지속적으로 강제추행과 성폭행을 일삼고 기숙사에서 수차례에 걸쳐 성추행했다.
가해 교사는 심지어 목공 수업 중 이동식 칠반으로 교실 출입문을 가리고 야한영화로 학생들의 시선을 돌린 뒤 교탁 밑에서 여학생을 성폭행 한 것으로 조사 됐다. (천안인애 학교 이모 교사의 성폭력 재판은 모두 세 건의 병합사건이 진행된다.)
그야말로 학생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저지른 것이 이교사의 평범한 일상이었다.
‘제2의 도가니’라는 이야기만 으로도 많은 것을 짐작케 하지만 장애학교 아이들의 인권이 무참히 짓밟힌 이 사건은 가해자가 교사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다시 한번 분노할 수 밖에 없다.
서울 청주 예산 천안 아산 조치원 등 7개 상담소에서 전수조사 위원으로 구성된 12명의 점검단이 총 5일 (3/27~3/29, 4/6,4/16)에 걸쳐 면접 조사부터 심층 면접조사 까지 진행 하였다. 점검단은 학부모 동석 하에 장애유형에 따른 1대1면접상담과 대화로 성폭력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이 결과 2명의 학생이 추가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동안 조사에 참여 하면서 정말 필요한 것은 직접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고 그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지역 내 기관들이 긴밀한 유기적 연결 고리를 잘 갖출 수 있는 환경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래야만 사건이 발생했을 때 좀 더 실질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방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수조사에 참여 하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첫 번째, 피해자들이 상처치유를 통해 삶을 회복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 안전망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 담당하는 현장에서의 대책 마련은 충분히 피해자의 입장에 서서 심사숙고 하여 적극적인 자세와 태도로 임해야 하며 또한 피해자를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데 전교생 242명을 5일동안 12명의 위원들이 살펴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성폭력 피해자 중심지원’이 상담원으로서 현장 활동가로서 해야 할 본연의 과업임을 잊지 않고 실천해 나갈 것을 다시금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