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마당>
꿈은 이루어진다.
- 나성희ㆍ(사)부산여성장애인연대 회원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아쉬움 속에 생활해오면서, 공부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어 50대 후반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연대에서 2007년도 실시한 고입검정고시 과정에 들어갔다. 하루에 4시간. 일주일에 2회 6과목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면 머릿속을 텅비어 있고 무엇을 배웠는지, 어떻게 공부해야할지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냥 시간만 보내고 왔구나 하는 생각만 들정도로 멍했다.
대상포진으로 병원진료를 받으면서 40회를 다 마쳐도 머리에 남은 게 전혀 없다는 느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TV퀴즈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중 나도 모르는 사이 내가 퀴즈문제를 풀어가고 있었다. ‘그래도 뭔가 머리에 남아있구나!’하는 생각에 나름 자부심이 생겼다. 다음해는 더욱 열심히 공부하리라 마음먹고 열심히 했는데, 2008년 2차 시험은 불합격이었다.
더욱 오기가 생겨서 겨울에 혼자 책보고 공부해 시험쳐서 드디어 2009년 중졸검정고시 1차 시험합격. 이제는 재미도 붙었다. 고졸에도 도전하고 싶어 작년에 160시간 8과목을 공부하는데 이번에 영어, 수학이 정말 어려웠다. 머리가 터질 것 같고 시험날짜가 다가오자 몸살까지 나 결석도 하면서 2012년 2차 시험을 쳤는데, 3과목만 합격할 수 있었다.
올해는 정말 열심히 하고 싶었는데, 체력이 바닥나 수업도중 병원으로 바로 가기도 하면서 영어, 수학이 ‘걸림돌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시험을 봤다. 결과는 정말 꾸만 같았다. 합격이란다!!
한국여장연 회원 여러분, 제 나이 61세 오른쪽 편마비 2급 장애인이 고졸검정고시 합격이라니요. 소식을 듣고 믿어지지가 않아 한참을 멍하니 있었답니다.
이제는 남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공부가 하고 싶네요. 계획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끝가지 노력은 해볼랍니다.
여러분도 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늦었다 생각마시고 뭐든지 한번 도전해 보세요. 하고 또 하고 끝까지 하시면 언젠가 나도 모르는 사이 이루어져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부산여성장애인연대 활동가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부산여성장애인연대 화이팅!!